좋아하는 詩

수련 - 송수권

효림♡ 2009. 7. 21. 08:37

 

* 수련 - 송수권  

가을 물에 뒤집히는

저 연꽃 송이들

보아라

 
어느 방짜 유깃간 놋쇠 항아리

두들기는 소리가 나는구나
내 몸에서도 물에 젖은 향기가 나
그 향기 하나로 천리 밖까지 날아가서
너의 숨결에 닿고

 
옥황상제의 집 열 두 대문을 밀고 들어가
댓돌 위의 가지런한 신발도 만나고
한밤중 불 밝힌 방 안 우레라 속삭이는
40년전 누이의 목소리

 
청아 , 청아 , 청아 ,  청아.....
월컥 눈물이라도 쏟고 싶은 날

 
가을 물에 뒤집히는

저 연꽃 송이들

보아라 

 

* 송수권시집[우리나라의 숲과 새들]-고요아침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련사 오솔길에 들다 - 김선태  (0) 2009.07.23
연꽃 - 이외수  (0) 2009.07.22
연꽃 - 이광수   (0) 2009.07.21
어부 - 김종삼  (0) 2009.07.20
직녀(織女)에게 - 문병란  (0) 2009.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