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련 - 송수권
가을 물에 뒤집히는
저 연꽃 송이들
보아라
어느 방짜 유깃간 놋쇠 항아리
두들기는 소리가 나는구나
내 몸에서도 물에 젖은 향기가 나
그 향기 하나로 천리 밖까지 날아가서
너의 숨결에 닿고
옥황상제의 집 열 두 대문을 밀고 들어가
댓돌 위의 가지런한 신발도 만나고
한밤중 불 밝힌 방 안 우레라 속삭이는
40년전 누이의 목소리
청아 , 청아 , 청아 , 청아.....
월컥 눈물이라도 쏟고 싶은 날
가을 물에 뒤집히는
저 연꽃 송이들
보아라
* 송수권시집[우리나라의 숲과 새들]-고요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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