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심사(開心寺) - 마종기
구름 가까이에 선 골짜기 돌아
스님 한 분 안 보이는 절간 마당,
작은 불상 하나 마음 문 열어놓고
춥거든 내 몸 안에까지 들어오라네.
세상에서 제일 크고 넓은 색깔이
양지와 음지로 나뉘어 절을 보듬고
무거운 지붕 짊어진 허리 휜 기둥들,
비틀리고 찢어진 늙은 나무 기둥들이
몸을 언제나 단단하게 지니라고 하네.
절 주위의 나무뿌리들은 땅을 헤집고 나와
여기저기 산길에 드러누워 큰 숨을 쉬고
어린 대나무들 파랗게 언 맨손으로
널려진 자비 하나라도 배워보라 손짓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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