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東雲庵 - 함민복

효림♡ 2010. 6. 14. 08:28

* 東雲庵 1 - 함민복  

바위 그릇에 물 받아 놓고

스님 옷을 공양주 보살이 빤다 

마음에 묻은 때야

염불과 經으로 씻지만

옷에 묻은 때는

물(水)보살의 힘을 비는 수밖에 없나보다 

목탁 소리

빨랫방망이 소리 

저렇게 때려대서야

겁나

도망가지 않을 때가 어디 있겠나  

뒷산 푸른 나무, 붉은 흙탕물 나도록 몸 씻는

장마철

낙뢰 소리 서늘하다 *

 

* 東雲庵 2

비 긋고

달 뜨자

할머니, 처녀, 애송이 계집

민망하게 불룩한 배마다

환한 달 産婆의 눈길

임산부만 모여 섰는

장독대 *

 

*동운암-고창군 선운사에 있는 비구니 암자 이름 

* 함민복시집[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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