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내 노동으로 - 신동문

효림♡ 2010. 11. 4. 08:40

* 내 勞動으로 - 신동문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을 한 것이 언제인가.
머슴살이하듯이
바친 청춘은
다 무엇인가.
돌이킬 수 없는
젊은 날의 실수들은
다 무엇인가.
그 여자의 입술을
꾀던 내 거짓말들은
다 무엇인가.
그 눈물을 달래던
내 어릿광대 표정은
다 무엇인가.
이 야위고 흰
손가락은
다 무엇인가.
제 맛도 모르면서
밤새워 마시는
이 술버릇은
다 무엇인가.
그리고

친구여
모두가 모두
창백한 얼굴로 명동에

모이는 친구여
당신들을 만나는
쓸쓸한 이 습성은
다 무엇인가.
절반을 더 살고도
절반을 다 못깨친
이 답답한 목숨의 미련
미련을 되씹는
이 어리석음은
다 무엇인가.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했던 것이 언제인데. *

 

* 신경림엮음[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글로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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