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전설 - 원태연
얼음 나라 공주님과 불의 나라 왕자님은
더 이상 이대로 바라만 보고는 살 수 없다는 생각 끝에
단 한 번 서로를 만져 볼 수 있다는 것으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대신하고자 약속했습니다
"다음엔 당신과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겠어요"
한 걸음씩 서로의 손끝이 가까워질수록
얼음 나라 공주님은 온몸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고
다가가고 있는 왕자님의 몸도 조금씩 조금씩
더 이상 이대로 바라만 보고는 살 수 없다는 생각 끝에
단 한 번 서로를 만져 볼 수 있다는 것으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대신하고자 약속했습니다
"다음엔 당신과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겠어요"
한 걸음씩 서로의 손끝이 가까워질수록
얼음 나라 공주님은 온몸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고
다가가고 있는 왕자님의 몸도 조금씩 조금씩
식어 가고 있었습니다
"어서요...... 망설이지 말고 어서요"
공주님의 아픈 눈물에 왕자님이 멈칫 망설이고 있던 시간에
이미 공주님은 여전히 눈물처럼 흐르고 있는
작은 손끝만을 남긴 채 사라져 가고 있었습니다
"다음엔 당신과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
영원히 안아 줄게요. 약속해오......"
녹아 흐르는 작은 손끝을 잡아 보려
공주님의 눈물 속으로 뛰어든 왕자님의 몸은 차츰 식어 갔고
조금씩 조금씩 작은 양초가 바람에 꺼지듯
왕자님의 모습은 더 이상 불을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둘의 사랑을 지켜보시던 하느님은
몇 날이고 몇 날이고 그칠 줄 모르는 눈물을 흘리시다가
끝내는 둘의 소원을 들어주셨습니다
얼음 나라 공주님은 불의 나라 공주님으로
불의 나라 왕자님은 얼음 나라 왕자님으로.......*
* 원태연시집[눈물에 얼굴을 묻는다]-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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