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옛일 - 박성우

효림♡ 2017. 9. 5. 09:00

* 옛일 - 박성우

 

한때 나는, 내가 살던 강마을 언덕에
별정우체국을 내고 싶은 마음 간절했으나

개살구 익는 강가의 아침 안개와
미루나무가 쓸어내린 초저녁 풋별 냄새와
싸락눈이 싸락싸락 치는 차고 긴 밤,

넣을 봉투를 구할 재간이 없어 그만둔 적이 있다 *

 

* 박성우시집[자두나무 정류장]-창비,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