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게구름 - 송찬호 * 뭉게구름 - 송찬호 개구장이들이 또 베개 싸움을 하며 신나게 놀았나보다 베개에서 뜯어져 나온 솜구름이 서쪽 하늘에 뭉게 뭉게 뭉게 뭉게 뭉게 이제 너희들 큰일 났다! 엄마 오기 전에 베개 속에 저 구름들을 도로 다 채워 넣으려면 동시 2015.05.04
송찬호 시 모음 *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 송찬호 누가 저기다 밥을 쏟아 놓았을까 모락모락 밥집 위로 뜨는 희망처럼 늦은 저녁 밥상에 한 그릇씩 달을 띄우고 둘러앉을 때 달을 깨뜨리고 달 속에서 떠오르는 노오란 달 달은 바라만 보아도 부풀어 오르는 추억의 반죽 덩어리 우리가 이 지상까지 흘러.. 시인 詩 모음 2009.09.03
가을 - 송찬호 * 가을 - 송찬호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 나간 콩알이 가슴을 스치자, 깜짝 놀란 장끼가 건너편 숲으로 날아가 껑, 껑, 우는 서러운 가을이었다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 나간 콩알이 엉덩이를 때리자, 초경이 비친 계집애처럼 화들짝 놀란 노루가 찔끔 피 한 방울 흘리며 맞은편 골짜기로 정.. 좋아하는 詩 2009.09.03
찔레꽃 - 송찬호 * 찔레꽃 - 송찬호 그해 봄 결혼식 날 아침 네가 집을 떠나면서 나보고 찔레나무숲에 가보라 하였다 나는 거울 앞에 앉아 한쪽 눈썹을 밀면서 그 눈썹 자리에 초승달이 돋을 때쯤이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 장담하였던 것인데 읍내 예식장이 떠들썩했겠다 신부도 기쁜 눈물 흘렸겠다 나는 .. 좋아하는 詩 2009.06.24
동백꽃 시 모음 * 선운사 동백꽃 - 김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 김용택시집[.. 시인 詩 모음 2009.06.03
임방울 - 송찬호 * 임방울 - 송찬호 삶이 어찌 이다지 소용돌이치며 도도히 흘러갈 수 있단 말인가 그 소용돌이치는 여울 앞에서 나는 백 년 잉어를 기다리고 있네 어느 시절이건 시절을 앞세워 명창은 반드시 나타나는 법 유성기 음반 복각판을 틀어놓고, 노래 한 자락으로 비단옷을 지어 입었다는 그 백 .. 좋아하는 詩 2008.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