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영 시 모음 * 우수(雨水) - 나종영 선암사 해천당 옆에 수백년 묵은 뒷간 하나 있습니다 거기 쭈그리고 앉아 있으면 문 틈새 이마 위로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목어(木魚) 흔들어 깨우고 가는 청솔 바람소리 보입니다 부스럭부스럭 누군가 밑닦는 소리 들리는데 눈 맑은 동박새가 매화 등걸 우듬지에 .. 시인 詩 모음 2009.10.24
얼레지 - 황학주 * 얼레지 - 황학주 적멸보궁 하산 길에 훔쳐온 얼레지꽃 피자 외딴 파도 소리 베란다에 환하게 들었다 밤새도록 비벼 넣은 밤물결을 쓰다듬기만 하는 얼레지, 내 눈을 피한 것이었는지 바람난 흔적이 없다 다락다락 조르지 않아도 내 살 속으로 한 삽 다 들어온다 나를 그대 옆으로 바짝 .. 좋아하는 詩 2009.04.17
얼레지 - 김선우 * 얼레지 - 김선우 옛 애인이 한밤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자위를 해본 적 있느냐 나는 가끔 한다고 그랬습니다 누구를 생각하며 하느냐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랬습니다 벌 나비를 생각해야한 꽃 이 봉오리를 열겠니 되물었지만, 그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얼레지…… 남해 금산 잔설.. 좋아하는 詩 2009.04.17
얼레지 - 김종제 * 얼레지 - 김종제 당신, 심산유곡의 몸에서 수줍은 꽃 피었네 산그늘 아래 칠년을 기다렸으니 보라색 문을 열어젖히고 캄캄한 계곡을 보여주었네 어둠 속 저 동굴로 성큼 한 발 내디디면 깊은 못 속으로 빠져드는 일이네 씨앗을 내리는 일이네 열매를 맺고 죽는 일이네 얼레지, 마주 보는.. 좋아하는 詩 2009.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