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서(序) - 오규원 * 순례 서(序) - 오규원 1 들은 길을 모두 구부린다 도식주의자가 못 되는 이 들(平野)이 몸을 풀어 나도 길처럼 구부러진다 2 종일 바람에 귀를 갈고 있는 풀잎 길은 늘 두려운 이마를 열고 나를 멈춘 자리에 다시 웅크린 이슬로 여물게 한다 모든 길은 막막하고 어지럽다 그러나 고개를 넘.. 좋아하는 詩 2014.08.04
오규원 시 모음 * 봄 - 오규원 저기 저 담벽, 저기 저 라일락, 저기 저 별, 그리고 저기 저 우리 집 개똥 하나, 그래 모두 이리 와 내 언어 속에 서라 담벽은 내 언어의 담벽이 되고, 라일락은 내 언어의 꽃이 되고, 별은 반짝이고, 개똥은 내 언어의 뜰에서 굴러라 내가 내 언어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너희들.. 시인 詩 모음 2009.07.01
고요 - 오규원 * 고요 - 오규원 라일락 나무 밑에는 라일락 나무의 고요가 있다 바람이 나무 밑에서 그림자를 흔들어도 고요는 고요하다 비비추 밑에는 비비추의 고요가 쌓여 있고 때죽나무 밑에는 개미들이 줄을 지어 때죽나무의 고요를 밟으며 가고 있다 창 앞의 장미 한 송이는 위의 고요에서 아래의 .. 좋아하는 詩 2009.07.01
한 잎의 여자 1~3 - 오규원 * 한 잎의 女子 - 오규원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끄만 여자, 그 한 잎의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 좋아하는 詩 2008.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