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길 - 도종환 * 사랑의 길 - 도종환 나는 처음 당신의 말을 사랑하였지 당신의 물빛 웃음을 사랑하였고 당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였지 당신을 기다리고 섰으면 강끝에서 나뭇잎 냄새가 밀려오고 바람이 조금만 빨리 와도 내 몸은 나뭇잎 소리를 내며 떨렸었지 몇 차례 겨울이 오고 가을이 가는 동안 우.. 도종환* 2009.07.03
갯벌 - 도종환 * 파도와 갯벌 사이 - 도종환 쌓았단 흩어 버리고 쌓았단 흩어 버립니다 모았다간 허물어 버리고 모았다간 허물어 버립니다 파도와 갯벌 사이에 찍은 흔적처럼 결국은 아무 것도 남기지 말아야 합니다 만났단 헤어지고 만났단 헤어집니다 구름과 하늘이 서로 만났던 자리처럼 결국은 깨.. 도종환* 2009.07.03
당신은 누구십니까 - 도종환 * 당신은 누구십니까 - 도종환 강으로 오라 하셔서 강으로 나갔습니다 처음엔 수천 개 햇살을 불러내어 찬란하게 하시더니 산그늘로 모조리 거두시고 바람이 가리키는 아무도 없는 강 끝으로 따라오라 하시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숲으로 오라 하셔서 숲속으로 당신을 만나러 갔습니다 만.. 도종환* 2009.07.03
혼자 사랑 - 도종환 * 혼자 사랑 - 도종환 혼자서만 생각하다 날이 저물어 당신은 모르는 채 돌아갑니다 혼자서만 사랑하다 세월이 흘러 나 혼자 말없이 늙어갑니다 남 모르게 당신을 사랑하는 게 꽃이 피고 저 홀로 지는 일 같습니다 * * 혼자 사랑 - 도종환 그대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어요 짐짓 아무렇지도 .. 도종환* 2009.05.12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 도종환 *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 도종환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진정 생각합니다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간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우리 비록 개울처럼 어우러져 흐르다 뿔뿔이 흩어졌어도 우리 비록 돌처럼 여기저기 버려져 말없이 살고 있.. 도종환* 2009.05.12
바이올린 켜는 여자 - 도종환 * 바이올린 켜는 여자 - 도종환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고 싶다 자꾸만 거창해지는 쪽으로 끌려가는 생을 때려엎어 한 손에 들 수 있는 작고 단출한 짐 꾸려 그 여자 얇은 아랫턱과 어깨 사이에 쏙 들어가는 악기가 되고 싶다 왼팔로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진 내 몸의 현들을 그녀가 천천.. 도종환* 2009.05.12
설레임 - 도종환 * 설레임... - 도종환 들에 피어 있는 꽃을 바라보다가 그 중에 가장 아름다운 꽃 몇 송이를 골라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있다가 그 음악의 가장 가슴 저미는 부분을 모아 누군가에게 전해 주고 싶은 생각이 .. 도종환* 2009.05.12
아홉 가지 기도 - 도종환 * 아홉 가지 기도 - 도종환 나는 지금 나의 아픔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아픔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나의 절망으로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절망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깊은 허무에 빠져 기도합니다 그러나 허무 옆에 바로 당신이 계.. 도종환* 2009.05.12
배롱나무 - 도종환 * 배롱나무 - 도종환 배롱나무를 알기 전까지는 많은 나무들 중에 배롱나무가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뜨거울 때 가장 화사한 꽃을 피워놓고는 가녀린 자태로 소리없이 물러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남모르게 배롱나무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뒤론 길 떠나면 어디서든 배롱나무가 .. 도종환* 2009.05.09
[스크랩] 그대 거기 있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 도종환 그대 거기 있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 도종환 그대 거기 있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나리꽃은 거기 있어도 여름이 오면 얼마나 아름답게 꽃핍니까. 잡풀 우거지고 보아주는 이 없어도 주홍빛 꽃 한 송이 거기 있음으로 해서 사람들이 비탈지고 그늘진 그곳을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고개를 넘고 물을 .. 도종환* 2009.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