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즐거운 편지 - 황동규

효림♡ 2008. 11. 16. 19:30

* 즐거운 편지 -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

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

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

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

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

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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