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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눈이 내리는 해변을 걸어가오 - 문태준

효림♡ 2008. 12. 18. 08:07

* 주먹눈이 내리는 해변을 걸어가오 - 문태준 

 

주먹눈이 내리는 해변을 걸어가오 

 

신(神)은 변성(變聲)을 하오

 

나는 무일푼이오

 

당신은 애써 해변 묘지를 보여주고 돌아갔소

 

마음이 무일푼이 되어 행복하오

 

주먹눈은 웅얼웅얼하오

 

신은 공중에 예배당을 지으오

 

얼금얼금하오

 

사람에게 주먹눈만 한 풋잠이 있었으면 하오

 

한 사랑의 숨이 꺼지는 것을 보오

 

눈망울은 해변의 모래알처럼 젖으오

 

하늘에선 눈물을 따르는 소리가 나오

 

쪼르륵 쪼르륵 바닷새가 날으오

 

이별은 이별을 뒤따라가오 

 

* 문태준시집[그늘의 발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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