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보냐 - 김소월

효림♡ 2009. 4. 1. 08:15

*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 보냐 - 김소월

 

하소연하며 한숨을 지으며
세상을 괴로워 하는 사람들이여!
말을 나쁘지 않도록 좋이 꾸밈은
닳아진 이 세상의 버릇이라고, 오오 그대들!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보냐
두세 번 생각하라, 우선 그것이
저부터 밑지고 들어가는 장사일진댄
사는 법이 근심은 못 가른다고
남의 설움을 남은 몰라라
말 마라, 세상, 세상 사람은
세상의 좋은 이름 좋은 말로써
한 사람을 속옷마저 벗긴 뒤에는
그를 네길거리에 세워 놓아라, 장승도 마치 한가지
이 무슨 일이냐, 그날로부터
세상 사람들은 제가끔 제 비위의 헐한 값으로
그의 몸값을 매기자고 덤벼들어라

 오오 그러면, 그대들은 이후에라도
하늘을 우러르라, 그저 혼자, 섧거나 괴롭거나 *

 

* 김소월시집[진달래꽃]-미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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