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곱던 얼레지 꽃 -어느 정신대 할머니에 부쳐 - 박남준
다 보여 주겠다는 듯, 어디 한 번 내 속을 아예 들여다보라는 듯
낱낱의 꽃잎을 한껏 뒤로 젖혀 열어 보이는 꽃이 있다
차마 눈을 뜨고 수근거리는 세상 볼 수 있을까
꽃잎을 치마처럼 뒤집어 쓰고 피어나는 꽃이 있다
아직은 이른 봄빛, 이 악물며 끌어모아 밀어올린 새 잎에
눈물자위로 얼룩이 졌다 피멍이 들었다
얼레꼴래 얼레지꽃 그 수모 어찌 다 견뎠을까
처녀로 끌려가던 연분홍 얼굴에
얼룩얼룩 얼레지꽃 검버섯이 피었다
이고 선 매운 봄 하늘이 힘겹다 참 고운 얼레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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