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부 - 이정하
가을이 채 가기도 전에 설악산 대청봉에는
벌써 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올 가을에는 단풍잎 한 번 못 보고
그냥 그렇게 지나갈 것 같군요
그대 얼굴도 한 번 못 보고
그냥 그렇게 지나갈 것 같군요
사랑하는 당신
다시 만날 때가지 안녕하기를...
* 안부 1
보고 싶은 당신
오늘 아침엔 안개가 끼었네요. 그곳은 어떤지요?
햇살이 드세질수록 안개는 자취를 감추고 말겠지만
내 가슴에 그물망처럼 처져 있는 당신은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은 좀체 걷혀지질 않네요
여전히 사랑하는 당신
온종일을 당신 생각 속에 있다보니 어느덧 또 하루해가 저무네요
세상 살아가는 일이 다 무언가를 보내는 일이라지만
보내고 나서도 보내지 않은 그 무언가가 있네요
두고두고 소식 알고픈 내 단 하나의 사람
떠나고 나서 더 또렷한 당신
혹 지나는 길이 있으면 나랑 커피 한 잔 안 할래요?
내 삶이 더 저물기 전에
* 안부 2
잘 지낸다고 합니다
사는 게 다 그런 거라고
특별한 일 없다고
그대는 또 내게
잘 지내라고 했지요
그러겠노라고 덤덤히 대답은 했지만
나는 곧 쓴웃음 짓지요
당신이야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찌 당신 없이
잘 지내겠느냐고
'이정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잎 - 이정하 (0) | 2009.05.26 |
---|---|
이 아침 - 이정하 (0) | 2009.05.26 |
한 사람을 사랑했네 序 1~4 - 이정하 (0) | 2009.05.20 |
기다림의 나무 - 이정하 (0) | 2009.05.02 |
비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1~5 - 이정하 (0) | 2009.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