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안부 - 이정하

효림♡ 2009. 5. 26. 08:14

 

* 안부 - 이정하  

가을이 채 가기도 전에 설악산 대청봉에는

벌써 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올 가을에는 단풍잎 한 번 못 보고

그냥 그렇게 지나갈 것 같군요

그대 얼굴도 한 번 못 보고

그냥 그렇게 지나갈 것 같군요

사랑하는 당신

다시 만날 때가지 안녕하기를...

 

* 안부 1  

보고 싶은 당신

오늘 아침엔 안개가 끼었네요. 그곳은 어떤지요?

 

햇살이 드세질수록 안개는 자취를 감추고 말겠지만

내 가슴에 그물망처럼 처져 있는 당신은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은 좀체 걷혀지질 않네요

 

여전히 사랑하는 당신

온종일을 당신 생각 속에 있다보니 어느덧 또 하루해가 저무네요

 

세상 살아가는 일이 다 무언가를 보내는 일이라지만

보내고 나서도 보내지 않은 그 무언가가 있네요

 

두고두고 소식 알고픈 내 단 하나의 사람

떠나고 나서 더 또렷한 당신

 

혹 지나는 길이 있으면 나랑 커피 한 잔 안 할래요?

내 삶이 더 저물기 전에 

 

* 안부 2

잘 지낸다고 합니다
사는 게 다 그런 거라고
특별한 일 없다고

그대는 또 내게
잘 지내라고 했지요
그러겠노라고 덤덤히 대답은 했지만
나는 곧 쓴웃음 짓지요

당신이야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찌 당신 없이
잘 지내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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