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과 꽃같이 - 김용택
달 등진 저기 저 산처럼
달 품은 저기 저 산처럼
우리 그렇게 달 품고
등에 달 지고 살다가
내 품안에
내 등뒤에
은근 살짝 스리슬쩍
저 공산에 달 띄워 놓고
산이 산 보는
산과 산같이
꽃이 꽃 보는
꽃과 꽃같이
달이 나를 보고
내가 달 보는
우리 두 얼굴같이
우리네 세상살이
우리네 살림살이
동네방네
저 빈 산이 다 훤하게
* 뜬구름 - 김용택
구름처럼 심심하게 하루가
또
간다
아득하다
이따금 풀잎들을 건들고 지나가지만
그냥 바람이다
유리창에 턱을 괴고 앉아
밖을 본다.
산,구름,하늘,호수,나무
운동장 끝에서 창우와 다희가 이마를 마주대고 흙장난을 하고 있다
호수에 물이 저렇게 가득한데
세상에, 세상이
이렇게 무의미하다니.
* 꽃등 들고 임 오시면 - 김용택
긴 어둠을 뚫고
새벽닭 울음소리 들리면
김 나는 새벽 강물로
꽃등 들고 가는
흰옷 입은 행렬을 보았네.
때로 흐를 길이 막히고
어쩔 때 부서져도
흘러온 길이 아득하고
흐를 길이 멀고 멀다면
흐르는 일이야 우리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범람하여 헛된 땅 메우고
우리 땅 되살리며
꽃등 들어 임의 얼굴 비춰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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