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화사(梅花詞) - 안민영
梅影(매영)이 부드친 窓(창)예 玉人金叉(옥인금차) 비겨신져,
二三 白髮翁(이삼 백발옹)은 거문고와 노래로다.
이윽고 盞(잔)드러 勸(권)하랄져 달이 또한 오르더라.
~매화 그림자 비친 창에 가야금을 타는 미인이 비스듬히 앉아 있는데,
두어 명의 노인은 거문고 뜯으며 노래하도다.
이윽고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할 때 달이 또한 솟아오르더라.
어리고 셩근 梅花(매화) 너를 밋지 아녓더니,
눈 期約(기약) 能(능)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
燭(촉) 잡고 갓가이 사랑헐제 暗香(암향)좃차 浮動(부동)터라.
~연약하고 엉성한 가지이기에 매화가 어찌 꽃을 피울까 하고 믿지 아니하였더니
눈 올 때 피겠다고 한 약속을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구나.
촛불 잡고 너를 가까이 완상(玩賞)할 때 그윽한 향기조차 떠도는구나.
氷姿玉質(빙자옥질)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이 香氣(향기) 노아 黃昏月(황혼월)을 期約(기약)하니
아마도 雅致高節(아치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빙자옥질이여, 눈 속에 피어난 매화, 너로구나.
그윽한 향기를 풍기며 저녁달을 기다리니,
아마도 맑은 운치와 높은 절개를 지닌 것은 오직 너뿐인가 하노라.
눈으로 期約(기약)터니 네 果然(과연) 퓌엿고나.
黃昏(황혼)에 달이 오니 그림자도 셩긔거다.
淸香(쳥향)이 盞(잔)에 떳스니 醉(취)코 놀녀 허노라.
~눈 올 때쯤 피우겠다니 너 과연 피었구나.
황혼에 달이 뜨니 그림자도 듬성하구나.
매화, 너의 맑은 향이 술잔에 어리었으니 취해 놀고자 하노라.
黃昏(황혼)의 돗는 달이 너와 긔약(期約) 두엇더냐.
閤裡(합리)에 잠든 꼿치 향긔(香氣) 노아 맛는고야.
내 엇지 梅月(매월)이 벗 되는 쥴 몰낫던고 하노라.
~황혼에 뜬 달은 미리 너와 만날 기약을 하였더냐?
쪽문(방안)에 잠든 꽃이 향기를 풍기며 맞이하는구나.
내 어찌 달과 매화가 벗인 줄 몰랐던고 하노라.
바람이 눈을 모라 山窓(산창)에 부딋치니,
찬 氣運(기운) 새여 드러 자는 梅花(매화)를 侵擄(침노)허니
아무리 얼우려 하인들 봄 뜻이야 아슬소냐.
~바람이 눈을 몰아 창문에 부딪치니
찬 기운이 방으로 새어 들어와 잠들어 있는 매화를 건드린다.
아무리 얼게 하려 한들 매화의 봄뜻을 빼앗을 수가 있을 것인가?
져 건너 羅浮山(나부산) 눈 속에 검어 웃뚝 울통불통 광대등걸아.
네 무슨 힘으로 柯枝(가지) 돗쳐 곧조차 져리 퓌엿는다.
아모리 석은 배 半(반)만 남아슬망졍 봄 뜻즐 어이하리오.
~저 건너 나부산 눈 속에 거무튀튀 울퉁불퉁 광대등걸아,
너는 무슨 힘으로 가지를 돋쳐서 꽃조차 저처럼 피웠는가?
아무리 썩은 배가 밤만 남았을망정 봄 기운을 어찌하리오.
東閣(동각)에 숨은 꼿치 躑躅(척촉)인가 杜鵑花(두견화)인가.
乾坤(건곤)이 눈이 여늘 졔 엇지 敢(감)히 퓌리.
알괘라 白雪陽春(백설양춘)은 梅花(매화)밧게 뉘 이시리.
~동쪽 화분에 숨은 꽃이 철쭉꽃인가 진달래꽃인가?
온 세상이 눈에 덮여 있는데 어찌 감히 필 것인가?
알겠구나, 백설 속에서도 봄인 양하는 것은 매화밖에 또 누가 있으랴.
-금옥총부(金玉叢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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