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 랭스턴 휴즈

효림♡ 2013. 2. 19. 17:50

* 딸에게 - 김용화

너는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내에게 날아온 천상의

선녀가

하룻밤 잠자리에 떨어뜨리고 간 한 떨기의 꽃 *

* 김용화시집[감꽃 피는 마을]-시와시학사

 

* 내 아들아 - 최상호  

너 처음 세상 향해
눈 열려
분홍 커튼 사이로 하얀 바다 보았을 때

그때처럼 늘 뛰는 가슴 가져야 한다

까막눈보다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이
더 무서운 법

한 눈으로 보지 말고 두 눈 겨누어 살아야 한다

깊은 산 속 키 큰 나무 곁에
혼자 서 있어도 화안한 자작나무같이 
내  아들아

그늘에서 더욱 빛나는 얼굴이어야 한다 *

 

*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 랭스턴 휴즈

아들아. 난 너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는 걸

계단에는 못도 떨어져 있고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났지

바닥엔 양틴자도 깔려 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었어

 

그러나 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라왔다

층계참에도 도달하고

모퉁이도 돌고

때로는 전깃불도 없는 캄캄한 곳까지 올라갔지

 

그러니 아들아. 너도 돌아서지 말아라

계단 위에 주저앉지 말아라

왜냐하면 넌 지금

약한 힘든 것일 뿐이니까

너도 곧 그걸 알게 될 테니까

지금 주저 앉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애야, 나도 아직

그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니까

난 아직도 오르고 있다

그리고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지 *

 

*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 정안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항상 마음이 푸른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항상 푸른 잎새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언제 보아도 언제나 바람으로 스쳐 만나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
밤하늘의 별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세상의 모든 유혹과 폭력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제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의연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언제나 마음을 하늘로 열고 사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오늘 거친 삶의 벌판에서

언제나 청순한 사람으로 사는
사슴 같은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모든 삶의 굴레 속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언제나 화해와 평화스런 얼굴로 살아가는
그런 세상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오늘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서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서
나도 그런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고 싶다
아침 햇살에 투명한 이슬로 반짝이는 사람
바라다보면 바라다볼수록 온화한 미소로
마음이 편안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결코 화려하지도 투박하지도 않으면서

소박한 삶의 모습으로

오늘 제 삶의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그런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 하나 곱게 간직하고 싶다 *

 

*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다이애나 루먼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 하리라

아이를 바로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더 많이 아는데 관심을 갖지 않고
더 많이 관심 갖는 법을 배우리라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도 더 많이 날리리라
들판을 더 많이 뛰어다니고 별들도 더 오래 바라보리라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

 

* 아들에게 - 김명인 

풍랑에 부풀린 바다로부터

항구가 비좁은 듯 배들이 든다

또 폭풍주의보가 내린 게지, 이런 날은

낡은 배들 포구 안에서 숨죽이고 젊은 선단들만

황천(荒天) 무릅쓰고 조업 중이다//

청맹이 아니라면

파도에게 저당 잡히는 두려운 바다임을 아는 까닭에

너의 배 지금 어느 풍파 갈기에 걸쳤을까//

한 번의 좌초 영원한 난파라 해도

힘껏 그물을 던져 온몸으로 사로잡아야 하는 세월이니

네 파도는 또박또박 네가 타 넘는 것

나는 평평탄탄(平平坦坦)만을 네게 권하지 못한다//

섬은 여기 있어라 저기 있어라

모든 외로움도 결국 네가 견디는 것

몸이 있어 바람과 맞서고 항구의 선술로

입안 달게 헹구리니//

아들아, 울안에 들어 바람 비끼는 너였다가

마침내 너 아닌 것으로 돌아서서

네 뒤 아득한 배후로 멀어질 것이니

더 많은 멀미와 수고를 바쳐

너는 너이기 위해 네 몫의 풍파와 마주 설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