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심심풀이로 아픈 거지 - 강경주

효림♡ 2016. 4. 18. 09:00

* 심심풀이로 아픈 거지 - 강경주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다만

 

고 정도도 안 아프면 무신 재미로 살것냐

 

까짓거

 

성가시긴 해도

 

동무삼아 사는 겨 *

 

* 바람이 불거나 말거나

바람이 불어도 비는 오고

바람이 안 불어도 비는 오고

 

꽃이 질 때 바람이 불고

꽃이 필 때도 바람은 불고

 

바라미 불거나 말거나 저 강물은 홀로 가네. *

 

* 적막이 똬리를 틀어

오늘은 하루종일 구름 한 점 없더니

저녁노을 하늘빛이 너무 곱고 아름답다

산자락 쉬는 능선도 고요하고 평화롭다

 

하늘빛 시무룩해지고 능선이 차츰 심각할 쯤

실낱같은 초승달이 빙그레 웃고 나와

초저녁 애기별들을 다독다독 하고 있다

 

공허한 집터마다 풀벌레들 울음소리

이 밤 더 깊어지면 내 울음도 맺힐라나

적막이 똬리를 틀어 박꽃 둘레 환하다. *

 

* 강경주시집[노모의 설법]-고요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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