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 - 곽재구 * 무화과 - 곽재구 먹감색의 작은 호수 위로 여름 햇살 싱싱하다 어릴 적엔 햇살이 나무들의 밥인 줄 알았다 수저도 없이 바람에 흔들리며 천천히 맞이하는 나무들의 식사시간이 부러웠다 엄마가 어디 가셨니? 엄마가 어디 가셨니? 별이 초롱초롱한 밤이면 그중의 한 나무가 배고픈 내게 .. 좋아하는 詩 2018.03.02
송기원 시 모음 * 꽃이 필 때 - 송기원 지나온 어느 순간인들 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 어리석도다 내 눈이여. 삶의 굽이굽이 오지게 흐드러진 꽃들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으니. * * 찔레꽃 처음부터 어려운 길인 줄 모르지는 않았지만 그대를 잊는 일이 하도 깊어서 어질머리 흔들리는 봄날 저녁.. 시인 詩 모음 2013.05.28
매화꽃 목둘레 - 안도현 * 매화꽃 목둘레 - 안도현 수백 년 전 나는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마을에 나타난 나 어린 계집 하나를 지극히 사랑하였네 나는 계집을 분(盆)에다 심어 방안에 들였네 하루는 눈발을 보여주려고 문을 열었더니 계집은 제 발로 마루 끝으로 걸어 나갔네 눈발은 혀로 계집의 목을 빨고 핥았.. 안도현* 2013.04.03
梨花 -배꽃 - 이규보 * 梨花 - 李奎報 初疑枝上雪點花 - 초의지상설점화 爲有淸香認是花 - 위유청향인시화 飛來易見穿靑樹 - 비래이견천청수 落去難知混白沙 - 낙거난지혼백사 처음엔 가지 위 눈꽃인 줄 알았는데 맑은 향기가 있어 꽃인 것을 알았네 푸른 나무 사이 흩날릴 땐 보이더니 흰 모래에 떨어져 섞이.. 좋아하는 漢詩 2009.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