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 이정록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 때문에, 산다 자주감자가 첫 꽃잎을 열고 처음으로 배추흰나비의 날갯소리를 들을 때처럼 어두운 뿌리에 눈물 같은 첫 감자알이 맺힐 때처럼 싱그럽고 반갑고 사랑스럽고 달콤하고 눈물겹고 흐뭇하고 뿌듯하고 근사.. 좋아하는 詩 2017.08.17
그리운 나무 - 정희성 * 그리운 나무 - 정희성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애틋한 그 마음 가지로 벋어 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 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 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 아아, 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 좋아하는 詩 2013.12.05
우대식 시 모음 * 나무늘보처럼 - 우대식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먹겠다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눈뜨고 눈 감겠다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사랑하고 사랑을 버리겠다 나무늘보처럼 세월을 둥글둥글 말아가겠다 나무늘보처럼 나무 위에서 풍찬노숙의 생을 보내겠다 깊은 밤 새소리 들리면 천천히 하늘 향해 노.. 시인 詩 모음 2010.10.18
이종문 시 모음 * 고등어 색시에게 - 이종문 살얼음 끼어 있는 어물전 좌판 구석 새 신랑 고등어가 새 색시 고등어를 뒤로 꼭, 껴안고 누웠다 춥제, 그자 춥제 그자 저그 신랑 품에서도 옛 애인 생각하는 색시야 이제 그만 뒤로 벌떡 돌아누워 뜨겁게 너그 신랑을 꼭 껴안아 주지 그래 * * 입동(立冬) 녹슨 .. 시인 詩 모음 2010.10.01
김용택 시 모음 * 봄 - 김용택 바람 없는 날 저문 산머리에서 산그늘 속을 날아오는 꽃잎을 보았네 희고 고운 몸짓으로 물에 닿으며 물 깊이 눈감는 사랑을 보았네 아아, 나는 인자 눈감고도 가는 환한 물이네 * * 이 바쁜 때 웬 설사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 시인 詩 모음 2009.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