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동시 모음 2 * 여름밤 - 정호승 들깻잎에 초승달을 싸서 어머님께 드린다 어머니는 맛있다고 자꾸 잡수신다 내일 밤엔 상추잎에 별을 싸서 드려야지 * * 참새 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다 참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나는 새한테 말했다 참새가 되어야 한다고 * * 신발 길을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 동시 2015.04.20
떨어진 꽃 하나를 줍다 - 조창환 * 떨어진 꽃 하나를 줍다 - 조창환 떨어진 꽃 하나를 주워 들여다본다 밟히지 않은 꽃잎 몇 개는 나긋나긋하다 꽃잎 하나를 따서 가만히 비벼보면 병아리 심장 같은 것이 팔딱팔딱 숨쉬는 소리 따뜻하고, 손가락 끄트머리가 아득하다 안개 속의 섬처럼, 혹은 호수에 잠긴 절 그림자처럼 떨.. 좋아하는 詩 2012.05.18
박라연 시 모음 * 목계리 - 박라연 가도 가도 산뿐이다가 겨우 몇 평의 감자밭 옥수수밭이 보이면 그 둘레의 산들이 먼저 우쭐거린다 제 몸을 가득 채운 것들을 신의 흔적이다, 라고 믿고 살지만 두 눈으로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사람의 흔적인 옥수수의 흔들림 감자꽃 향기는 왕산(王山)이 본 것 중 가장 .. 시인 詩 모음 2009.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