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시 모음 2 * 첫눈 - 박성우 첫눈은 강물에게로 가서 강물이 되었다 첫눈은 팽나무에게로 가서 팽나무가 되었다 강물도 팽나무도 되지 않은 첫눈을 맨손으로 받고 맨손으로 모아, 꽁꽁 뭉친 첫눈을 냉장고에 넣었다 긴긴 밤 시를 쓰다가도 긴긴 밤 외롭단 말을 하려다가도 냉장고 얼음 칸을 당기면 .. 시인 詩 모음 2019.12.05
김초혜 시 모음 * 동백꽃 그리움 - 김초혜 떨어져 누운 꽃은 나무의 꽃을 보고 나무의 꽃은 떨어져 누운 꽃을 본다 그대는 내가 되어라 나는 그대가 되리 * * 꽃은 피는데 다시는 이 봄에 못 오실 줄 알지만 꽃이 피니 행여나 어리석어라 육체 떠난 오라버니 영혼 내게로 와 시시때때로 살을 당기는 아픔 생.. 시인 詩 모음 2010.05.18
첫눈 - 이정하 * 첫눈 -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 이정하* 2009.11.24
이정록 시 모음 * 더딘 사랑 - 이정록 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감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 * * 이정록시집[의자]-문학과지성사 * 바람아래 제 얼굴로 겨눴던 부채 끝을 어린것들에게 돌리는 데까지 .. 시인 詩 모음 2009.04.29
윤석산(尹錫山) 시 모음 * 묘약(妙藥) - 윤석산 꽃나무 환한 그늘 아래 잠이 들었네 온통 꿈 속 꽃잎 휘날리고 누군가 가만히 와서 흔드는 손길 나는 오래도록 깨어나고 싶지 않았네 * 그 사내 도저히 입 떼지 않아 군내는 고사하고 입 안 그득 곰팡이 슬었을 듯한 그 사내와 마주하고 선다 천 길 불길 속에서 녹고 .. 시인 詩 모음 2009.04.29
신용목 시 모음 * 갈대 등본 - 신용목 무너진 그늘이 건너가는 염부 너머 바람이 부리는 노복들이 있다 언젠가는 소금이 설산(雪山)처럼 일어서던 들// 누추를 입고 저무는 갈대가 있다// 어느 가을 빈 둑을 걷다 나는 그들이 통증처럼 뱉어 내는 새떼를 보았다 먼 허공에 부러진 촉 끝처럼 박혀 있었다// .. 시인 詩 모음 2009.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