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정 시 모음 * 적소(謫所) - 신현정 나, 세한도(歲寒圖) 속으로 들어갔지 뭡니까 들어가서는 하늘 한복판에다 손 훠이훠이 저어 거기 점 찍혀 있는 갈필(渴筆)의 기러기들 날아가게 하고 그리고는 그리고는 눈 와서 지붕 낮은 거 더 낮아진 저 먹 같은 집 바라보다가 바라보다가 아, 그만 품에 품고 간 .. 시인 詩 모음 2010.08.10
나태주 시 모음 3 * 선물 1 -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구절이면 한아름 바다를 안은 기쁨이겠습니다 * * 돌멩이 흐르는 맑은 물결 속에 잠겨 보일 듯 말 듯 일렁이.. 시인 詩 모음 2010.07.12
희망 - 노천명 * 희망 - 노천명 꽃술이 바람에 고갯짓하고 숲들 사뭇 우짖습니다. 그대가 오신다는 기별만 같아 치맛자락 풀덤불에 긁히며 그대를 맞으러 나왔습니다. 내 남자에 산호(珊瑚)잠 하나 못 꽂고 실안개 도는 갑사치마도 못 걸친 채 그대 황홀히 나를 맞아주겠거니ㅡ 오신다는 길가에 나왔습.. 좋아하는 詩 2009.05.06
정희성 시 모음 *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않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 시인 詩 모음 2008.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