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 법정 * 용서 용서는 가장 큰 수행이다 남을 용서함으로써 나 자신이 용서 받는다 날마다 새로운 날이다 묵은 수렁에 갇혀 새날을 등지면 안 된다 맺힌 것을 풀고 자유로워지면 세상문도 활짝 열린다 법정 스님 2009.01.20
묵은해와 새해 - 법정 * 묵은해와 새해 누가 물었다 스님은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느냐고 나는 대답했다 '나는 오늘을 살고 있을 뿐 미래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고 있다 바로 지금이지 그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다음 순간을, 내일 일을 누가 알 .. 법정 스님 2008.12.30
눈꽃 - 법정 * 눈꽃 잎이 져버린 빈 가지에 생겨난 설화를 보고 있으면 텅 빈 충만감이 차오른다 아무것도 지닌 것 없는 빈 가지이기에 거기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다 잎이 달린 상록수에서 그런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거기에는 이미 매달려 있는 것들이 있어 더 보탤 것이 없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 2008.12.24
빈 들녘처럼 - 법정 * 빈 들녘처럼 겨울은 우리 모두를 뿌리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 시끄럽고 소란스럽던 날들을 잠재우고 침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절 그동안 걸쳤던 얼마쯤의 허세와 위선의 탈을 벗어 버리고 자신의 분수와 속얼굴을 들여다보는 계절이다 이제는 침묵에 귀를 기울일때이다 소리에 .. 법정 스님 2008.12.22
회심 - 법정 * 회심 남을 미워하면 저쪽이 미워지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미워진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미운 생각을 지니고 살아가면 그 피해자는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면 내 삶 자체가 얼룩지고 만다 인간관계를 통해 우리는 삶을 배우고 나 자신을 닦는다 회심(回.. 법정 스님 2008.12.15
나무 꺾이는 소리 - 법정 * 나무 꺾이는 소리 산에 살아 보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겨울철이면 나무들이 많이 꺾인다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 않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꿋꿋하게 고집스럽기만 하던 그 소나무들이 눈이 내려 덮이면 꺾이게 된다 가지 끝에 사뿐사뿐 내려 쌓이는 그 가볍고 하얀 눈에 꺾이고 마는 .. 법정 스님 2008.12.10
바람은 왜 부는가 - 법정 * 바람은 왜 부는가 바람은 왜 부는가 어디서 와서 또 어디로 가는가 기압의 변화로 인해서 일어나는 대기의 흐름인 바람은 움직임으로써 살아 있는 기능을 한다 움직임이 없으면 그건 바람일 수 없다 움직이는 것이 어디 바람뿐이겠는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그 나름으로 움직이고 흐른.. 법정 스님 2008.12.04
날마다 출가하라 - 법정 * 날마다 출가하라 나는 줄곧 혼자 살고 있다 그러니 내가 나를 감시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수행이 가능하겠는가 홀로 살면서도 나는 아침저녁 예불을 빼놓지 않는다 하루를 거르면 한 달을 거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삶 자체가 흐트러진다 우리는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법정 스님 2008.11.27
자신의 등뼈 외에는 - 법정 * 자신의 등뼈 외에는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 줄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 단순한 삶을 이루려면 더러는 홀로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사람은 홀로 있을 때 .. 법정 스님 2008.11.18
수류화개(水流花開) - 법정 * 수류화개(水流花開) 사람은 어떤 묵은 데 갇혀 있으면 안 된다 꽃처럼 늘 새롭게 피어날 수 있어야 한다 살아 있는 꽃이라면 어제 핀 꽃과 오늘 핀 꽃은 다르다 새로운 향기와 새로운 빛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일단 어딘가에 집착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안주하면 그 웅덩이에 갇히고 만.. 법정 스님 2008.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