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미소 - 김지헌 * 백제의 미소 - 김지헌 가야산 수정봉 처마 바위에 천년을 갇혀 살고 있는 마애 삼존불 인간세상 희로애락 모두 외면하고 그렇게 웃고만 계시다가 제화보살 억겁의 돌을 깨고 인간세상 나와서 서산 저잣거리 중생들 만나보니 미타세계 다른게 아니었구나 산벚꽃 분분하던 어느 봄 날 곰.. 좋아하는 詩 2010.08.11
智異山 - 신석정 * 智異山 - 신석정 崇高한 山의 Esprit는 모두 이 山頂에 集約되어 있고 象徵되어 있다 --하여 神은 거기에 내려오고 사람은 거기 오른다 1. 六月에 꽃이 한창이었다는 [진달래] [石楠] 떼지어 사는 꼴짝. 그 간드라운 가지 바람에 구길 때마다 새포름한 물결 사운대는 숲바달 헤쳐나오면, [물.. 좋아하는 詩 2010.08.09
첫닭 우는 소리 -운주사 가는 길 1 - 임동확 * 첫닭 우는 소리 -운주사 가는 길 1 - 임동확 그리도 비밀한 그 골짜기 속에 이미 바깥에서 모두 저버리고 안으로만 대피(待避)해 온 사람들 다급히 새 왕국을 세우고자 했네 그러나 정사(情死)의 뒤끝처럼 미처 상호(相好)를 가다듬고 법의(法衣) 하나 제대로 음각할 틈 없었던 조급한 욕망.. 좋아하는 詩 2010.08.09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十五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샷쯔가 어두운 그림자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 좋아하는 詩 2010.08.02
마음의 달 - 천양희 * 마음의 달 - 천양희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빛 한 채 걸려 있습니다 마음이 또 생각 끝에 저뭅니다 망초(忘草)꽃까지 다 피어나 들판 한쪽이 기울 것 같은 보름밤입니다 달빛이 너무 환해서 나는 그만 어둠을 내려놓았습니다 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달 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 바라보는.. 좋아하는 詩 2010.08.02
청령포 - 황동규 * 청령포(淸泠浦) - 황동규 * 늦눈 대철(大哲) 플라톤이 이상국가에서 시인(詩人)들을 몽땅 내쫓았다며, 노점상인 쫓듯이, 좌판들을 뒤엎고! 거 참 잘한 짓이지 가객(歌客)은 이따금 불러 창(唱) 한차례 듣고 술 멕여 보내는 거여 아문! 술 먹고도 행복치 않은 자나 행복치 않은 체하는 자.. 좋아하는 詩 2010.07.25
첫사랑을 보러 가네 - 강은교 * 첫사랑을 보러 가네 - 강은교 비 오는 날이면, 허공을 걸어 첫사랑을 보러 가네 첫사랑은 향기로운 웃음을 흔들며 안개 뒤에 서 있네 내 온몸의 피는 첫사랑의 허파 속으로 달려가네 구름의 등과 안개의 무릎에 앉은 이끼들 사이로 벽을 향하여 벽 속에 걸린 등불을 향하여 꿈의 지느러.. 좋아하는 詩 2010.07.25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ㅡ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 좋아하는 詩 2010.07.22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 *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金洙暎) 우리들의 적은 늠름하지 않다 우리들의 적은 커크 더글라스나 리처드 위드마크 모양으로 사나웁지도 않다 그들은 조금도 사나운 악한이 아니다 그들은 선량하기까지도 하다 그들은 민주주의자를 가장하고 자기들이 양민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詩 2010.07.22
물푸레나무 - 김태정 * 물푸레나무 - 김태정 물푸레나무는 물에 담근 가지가 그 물, 파르스름하게 물들인다고 해서 물푸레나무라지요 가지가 물을 파르스름 물들이는 건지 물이 가지를 파르스름 물올리는 건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어스름 어쩌면 물푸레나무는 저 푸른 어스름을 .. 좋아하는 詩 2010.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