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놓고 구름처럼 하이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그러면 늘 무.. 좋아하는 詩 2009.04.06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 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 좋아하는 詩 2009.04.06
미소 - 천상병 * 미소 -새 - 천상병 1 입가 흐뭇스레 진 엷은 웃음은 삶과 죽음 가에 살짝 걸린 실오라기 외나무다리 새는 그 다리 위를 날아간다 우정과 결심, 그리고 용기 그런 양 나래 저으며...... 풀잎 슬몃 건드리는 바람이기보다 그 뿌리에 와 닿아주는 바람 이 가슴팍에서 빛나는 햇발 오늘도 가고 .. 좋아하는 詩 2009.04.03
갈매기 - 천상병 * 갈매기 - 천상병 그대로의 그리움이 갈매기로 하여금 구름이 되게 하였다 기꺼운 듯 푸른 바다의 이름으로 흰 날개를 하늘에 묻어 보내어 이제 파도도 빛나는 가슴도 구름을 따라 먼 나라로 흘렀다 그리하여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날아 오르는 자랑이었다 아름다운 아름다운 마음이었다 좋아하는 詩 2009.04.03
기도 - 정채봉 * 기도 - 정채봉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 좋아하는 詩 2009.04.03
첫마음 - 정채봉 * 첫마음 - 정채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 좋아하는 詩 2009.04.03
[스크랩] 간절한 소망 ...이외수 간절한 소망 ...이외수 사랑을 줄 수있는 자도 아름다운 자이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도 아름다운 자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생각의 깊이를 더해도 이내 깨닫게 됩니다 사랑을 줄 수 있는 자도 행복한 자이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도 행복한 자라는 사실을...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소.. 좋아하는 詩 2009.04.02
청산도(靑山道) - 박두진 * 청산도(靑山道) - 박두진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 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걷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넘엇골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 산아.. 좋아하는 詩 2009.04.02
난(蘭) - 박목월 * 난(蘭) - 박목월 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받은 것을 돌려 보냈으면.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포기 난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 좋아하는 詩 2009.04.02
이별가 - 박목월 * 이별가 - 박목월 뭐락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 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을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좋아하는 詩 2009.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