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최승자 * 봄 - 최승자 (잎도 피우기 전에 꽃부터 불쑥 전시하다니 개나리, 목련, 이거 미친년들 아니야? 이거 돼먹지 못한 반칙 아니야?) 이 봄에 도로 나는 환자가 된다 마음 밑 깊은 계곡에 또다시 서늘한 슬픈 물결이 차오르고 흉부가 폐광처럼 깊어진다 아, 이 자지러질 듯한 봄의 풍요 속에서 .. 좋아하는 詩 2009.03.05
봄 - 김광섭 * 봄 - 김광섭 얼음을 등에 지고 가는 듯 봄은 멀다 먼저 든 햇빛에 개나리 보실보실 피어서 처음 노란빛에 정이 들었다 차츰 지붕이 겨울 짐을 부릴 때도 되고 집 사이에 쌓은 울타리를 헐 때도 된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가장 먼 데서 부터 시작할 때도 온다 그래서 봄은 사랑의 계절 모.. 좋아하는 詩 2009.03.05
봄 - 윤동주 * 봄 -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 즐거움에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좋아하는 詩 2009.03.05
봄 여울목 - 최광일 * 봄 여울목 - 최광일 사려밟고 오는 길 혹 넘어질라,조바심에 살폿 디딤는 걸음걸음 살어름 걷듯 한 발 내 딛다 시린 바람에 행여 추울라 되사리다 또 한 걸음 돌다리 두드리 듯 그렇게 사려 밟고 오시다 뾰족 돋은 돌부리에 톡 걸려 이마에 생채기 생길라 봄 오는 여울목에 꽃샘 발 걸어 .. 좋아하는 詩 2009.03.03
봄비 - 변영로 * 봄비 - 변영로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ㅡ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 좋아하는 詩 2009.03.03
꽃기침 - 박후기 * 꽃기침 - 박후기 꽃이 필 때 목련은 몸살을 앓는다 기침할 때마다 가지 끝 입 부르튼 꽃봉오리 팍팍, 터진다 처음 당신을 만졌을 때 당신 살갗에 돋던 소름을 나는 기억한다 징그럽게 눈뜨던 소름은 꽃이 되고 잎이 되고 다시 그늘이 되어 내 끓는 청춘의 이마를 짚어주곤 했다 떨림이 없.. 좋아하는 詩 2009.03.02
[스크랩] 아름다운 여행...이성진 아름다운 여행...이성진 봄 햇살이 노랗게 영그는 날 하얀 민들레 홀씨처럼 두둥실 날아 당신이 그렇게 예쁘게 노닐던 그 집 앞에서 앉고 싶습니다 사랑의 향기를 가득 실어 자리를 잡고 수줍은 듯 노란 자태로 당신을 향해 웃음 지으며 가끔은 비바람에 모진 아픔이라도 기쁜 마음으로 인내합니다 혹.. 좋아하는 詩 2009.02.26
[스크랩]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한용운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 좋아하는 詩 2009.02.26
사람에게 - 문정희 * 사람에게 - 문정희 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그리워한다 사람, 너는 누구냐 밤하늘 가득 기어나온 별들의 체온에 추운 몸을 기댄다 한 이름을 부른다 일찍이 광기와 불운을 사랑한 죄로 나 시인이 되었지만 내가 당도해야 할 허공은 어디인가 허공을 뚫어 문 하나를 내고 싶다 .. 좋아하는 詩 2009.02.25
사랑하는 이에게 - 오세영 * 사랑하는 이에게 - 오세영 집으로 오르는 계단을 하나 둘 밟는데 문득 당신이 보고 싶어집니다 아니, 문득이 아니예요 어느 때고 당신을 생각하지 않은 순간은 없었으니까요 언제나 당신이 보고싶으니까요 오늘은 유난히 당신이 그립습니다 이 계단을 다 올라가면 당신이 기다리고 있.. 좋아하는 詩 2009.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