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좋아하는 詩 2008.12.07
[스크랩] 겨울 바다 / 김남조 시 겨울 바다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 좋아하는 詩 2008.12.05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황지우 *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황지우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13도 영하 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 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 좋아하는 詩 2008.12.05
바람의 말 - 마종기 *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 좋아하는 詩 2008.12.05
설야 - 김종길 * 설야(雪夜) - 김종길 눈오면그리움 한결더하여 눈속에차운볼이 꽃으로피네 말없이밟아가는 어스럼길에 눈은소리없이 쌓여만간다 西天엔눈보라와 보라빛落照 어디메먼곳엔 그리운靑山 좋아하는 詩 2008.12.04
12월의 시 - 강은교 * 12월의 시 - 강은교 잔별 서넛 데리고 누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처마 끝마다 매달린 천근의 어둠을 보라 어둠이 길을 무너뜨린다 길가에 쓰러져 있는 일년의 그림자도 지워버리고 그림자 슬피 우는 마을마저 덮어 버린다 거기엔 아직 어린 새벽이 있으리라 어둠의 딸인 새벽과 그것의 .. 좋아하는 詩 2008.12.03
세밑에 오는 눈 - 신경림 * 세밑에 오는 눈 - 신경림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등과 가슴에 묻은 얼룩을 지우면서 세상의 온갓 부끄러운 짓, 너저분한 곳을 덮으면서 깨어진 것, 금간 것을 쓰다듬으면서 파인 길, 골진 마당을 메우면서 밝은 날 온 세상을 비칠 햇살 더 하얗게 빛나지 않으면 어쩌나 더 멀리 퍼지지 않으.. 좋아하는 詩 2008.12.03
12월의 시 - 김사랑 * 12월의 시 - 김사랑 우리 함께 가요, 손을 마주 잡고... 앞만 보고 달려 온 삶 후회인들 없겠어요 12월이라 절망하지 말고 다시 한 번 시작해 봐요 젊음을 맡천삼아 정열로 불을 지펴 하얀 날개를 달고 푸른 꿈을 꿔 봐요 세월은 날 기다려주지 않지만 사랑은 언제나 날 기다려줘요 바람 앞.. 좋아하는 詩 2008.12.03
동천 - 서정주 * 동천(冬天) - 서정주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 좋아하는 詩 2008.12.02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 서정주 *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 서정주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라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포근히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낯이 붉은 處女아이들.. 좋아하는 詩 2008.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