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 최승자
(잎도 피우기 전에 꽃부터 불쑥 전시하다니
개나리, 목련, 이거 미친년들 아니야? 이거 돼먹지 못한 반칙 아니야?)
이 봄에 도로 나는 환자가 된다
마음 밑 깊은 계곡에 또다시
서늘한 슬픈 물결이 차오르고
흉부가 폐광처럼 깊어진다
아, 이 자지러질 듯한 봄의 풍요 속에서
나 어릴 때 흥얼거렸던 그 노래
이젠 서러운 찬송가처럼 들리네
"설렁탕 거룩한 탕 끓여 가려고
오늘도 모여 있네, 어린 동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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