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선운사에서 - 최영미

효림♡ 2009. 3. 9. 08:09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갈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 최영미시집[서른, 잔치는 끝났다]-창비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화삼경 - 이외수  (0) 2009.03.09
홍매 - 정수혁  (0) 2009.03.09
봄 - 최승자  (0) 2009.03.05
봄 - 김광섭  (0) 2009.03.05
봄 - 윤동주  (0) 2009.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