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還目魚 - 李植
有魚名曰目 목어라 부르는 물고기가 있었는데
海族題品卑 해산물 가운데서 품질이 낮은 거라
膏腉不自潤 번지르르 기름진 고기도 아닌데다
形質本非奇 그 모양새도 볼 만한 게 없었다네
終然風味淡 그래도 씹어보면 그 맛이 담박하여
亦足佐冬釃 겨울철 술안주론 그런데로 괜찮았지
國君昔播越 전에 임금님이 난리 피해 오시어서
艱荒此海陲 이 해변에서 고초를 겪으실 때
目也適登盤 목어가 마침 수라 상에 올라서
頓頓療晩飢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해 드렸지
勅賜銀魚號 그러자 은어라 이름을 하사하고
永充壤奠儀 길이 특산물로 바치게 하셨다네
金輿旣旋反 난리 끝나 임금님이 서울로 돌아온 뒤
玉饌競珍脂 수라상에 진수성찬 서로들 뽐낼 적에
嗟汝厠其間 불쌍한 이 고기도 그 사이에 끼었는데
詎敢當一匙 맛보시는 은총을 한 번도 못받았지
削號還爲目 이름이 삭탈되어 도로 목어로 떨어져서
斯須忽如遺 순식간에 버린 물건 푸대접을 당했다네
賢愚不在己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상관없고
貴賤各乘時 귀하고 천한 것은 때에 따라 달라지지
名稱是外飾 이름은 그저 겉치레에 불과한 것
委棄非汝疵 버림을 받은 것이 그대 탓은 아니라네
洋洋碧海底 넓고 넓은 저 푸른 바다 깊은 곳에
自適乃其宜 유유자적하는 것이 그대 모습 아니겠나 *
* 환목어(還目魚)
동해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이른바 '도루묵'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지금도 한문으로는 목어(木魚) 혹은 환맥어(還麥魚)라고 하는데,
이식이 여기에서 목어(目魚)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과 함께
도루묵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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