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섬진강 25 -아버지 - 김용택

효림♡ 2009. 6. 22. 08:08

* 섬진강 25 -아버지 - 김용택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해는 떴다가 지며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ㅡ전도서 1:3~5

 

아버지,
그렇게도 꽝꽝 언 땅 녹고
뜬 땅 가라앉아 

아름다운 아버지 산천에
강물이 녹아 흘러오고 

파릇파릇 새순들이 돋아납니다.
아버지께서 하얀 눈 위로 

길도 없이 가시던 

저 산 가시덤불
종이꽃 걸린 찔레나무 찔레순도 

푸른 눈을 틔우고
큰골 작은골에 진달래 

앞산 꽃밭등 살구꽃도 붉습니다.

지난 겨울,
아버님의 제상이 금세 차려지고 

어머님의 곡성은
꼭두새벽 

하얗게 언 강을 부풀리며 울렸습니다.
저 추운 강길을 보시며 어머님은,
얼마나 먼 길이길래 

어디가 걸렸기에 못 오는가 이 사람아,
그렇게 발이 닳도록 

밤낮으로 오가던 길
어디가 막혔기에 못 오는가 이 사람아,
많이 묵소 많이 묵소 

많이 묵고 편히 가소
쎄빠지게 농사진 밥 

쌀밥 한그릇 못 먹고 가더니 

어디가 걸려 못 오는가
불쌍허네 불쌍허네 

이 무정한 사람아
자식새끼들 못 잊어 

어치게 갔는가 이 사람아
허망허네 허망혀 

목놓아 우실 때
아버지, 

아버님은 언 강을 건너 

빈 산을 끄덕끄덕 오르고 계셨고
다시 보면 

바작 가득 거름을 지고 

산길을 오르시다
산허리에 한숨 돌려 쉬시며 

동네와 우리집을 

보고 계셨습니다.

아버지
꽃상여로 정든 집을 나서서 

텃논이며 텃밭이며 

텃밭가 뽕나무
자고 일어나 보면 

언제나 유유히 흐르며 

아버님을 적셔주던 강물
하루에도 몇번씩 건너던 징검다리며 

아버님의 다정한 이웃들을 

얀 눈 위에 두고 떠나실 때
아버지께서

이 산 저 산 

저 깊은 뻐꾸기 우는 산속에서 

하나하나 베어날라 지으신 

아버님의 집
기둥나무며 마룻장이며 

아버지의 숨소리와 손때가 묻은 집나무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북망산천이 먼 줄 알았더니 

대문 밖이 북망일세
워낭소리 구슬플 때, 

하얀 눈 쌓인 집 서까래 끝을 보며 

나는 눈 위에 엎디어 

섧게 울었습니다.
왜 그렇게도 

눈 쌓인 집 서까래 끝이 

서러웠었는지요.
강변 느티나무를 돌아 

도롱곶 논밭길을 지나 

눈 쌓인 청청한 솔숲
하얀 눈가루를 털어 날리며 

길도 없이 가시던 아버지
언제 둘러보아도 

저 서러운 산천의 논과 밭 

어느 밭 한뙈긴들
아버님 손길 발길 

안 스친 곳 있겠습니까.
그 산천에 또 봄이 왔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노을이 붉게 타고 있습니다. 

들을 뜨지 마십시오.
저렇게 노을빛이 강변에 타고 

내가 이렇게 걷노라면
언제 보아도 정에 겨운 

일하시는 어버님과 어머님의 모습,
언제 만나도 반가운 강물이 

저렇게 노을 속에 

잔잔하게 출렁입니다.
아버지, 

새로 봄갈이 해논 

강 건너 밭에 

포슬포슬한 흙이
눈부시도록 곱고 

밭가에 지게와 쟁기가 보입니다.
어머님은 이제 밭 돌멩이들을 주워 

노을 타는 강물에 

툼벙툼벙 던져 

노을을 부수며 

밭가를 나섭니다.
아버지, 

아버님이 안 계시고 오는 봄에 

아버님의 논과 밭은 유난하고 

새삼스럽습니다.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 

아버님은 쟁기 지고 소 앞세우고
어머님은 머리에 무엇인가를 꼭 이고 

뒤따르시던 강 길
그 아늑하고 정다운 강길을 보면 

나는 언제나 가슴이 설레었고
아버님 곁으로 부산히 가 

소 고삐를 받아들고 

강물을 건너곤 했지요.
아버지, 저 강길 

키 큰 옥수수며 수수

 참깨 들깨며
달 뜨면 하얀하던 메밀꽃밭 

철철히 강길을 벗어나고
들어서며 나는 

물소리에, 들깻잎 냄새에 

달빛에, 어스름 저녁 연기에
강가 느티나무 잎 피고 짐에 

언제나 새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아이고 내 가슴이여, 

아이고 내 가슴이야, 

아이고 나 죽겄네 어머니!
마지막 몸부림으로 

당신의 한평생을 굽이굽이 모아 

숨결 풀어버리시던 

아버지의 머리맡,
그렇게도 못 잊어 사랑하셨던 당신의 자식들
그렇게도 사랑하셨던, 목메어 

당신을 부르시던 우리들의 어머니
가네 가네, 규팔이가 가네 

울먹이시던 큰아버님의 음성이
아버지의 

그 숨결과 함께 물결쳐 오며 

내겐 늘 새로운 슬픔으로
물가에 서서 

목메게 하고 

아버님이 풀어버리신 그 숨결이 

물결쳐 오면
아버지 아버지 부르며 

나는 눈시울을 적시곤 합니다.

아버지,
숨결 멀어지시던 

아버지 머리맡 넘어 

푸른 보릿잎은 넘실거리고
노을이 활활 타오를 때 

아버님은 힘껏힘껏 

땅을 내리 찍으시며
아버님은 벌써 

그리운 당신의 땅 

논에 가 계셨습니다.
아버지, 

아직 해가 남았습니다. 

논을 뜨지 마십시오 아버지.
내가 어렸을 적 

보리밭 이편 논두렁에서 나는
이름 모를 풀꽃들을 

주먹 가득 뜯으며
등뒤에서 쿵쿵 땅 찍는 소리를 들으며 

배가 고파서
아버지 가, 

아버지 집에 가, 조르면 

허리를 길게 펴시고
오냐, 간다 간다 하시면서도 

노을이 점점 사위어
어둑어둑 어둠이 내려도 

괭이질을 하시던
아버님의 그 어둑한 모습은 

크고 힘차 보였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바작 풀짐 위에 나를 얹고 

들길을 걸으실 때
나는 이 작은 강변 마을의 산이며 강이며 논밭을 

둘러보며 풀꽃들을 추렸었지요.
아버지, 

나는 그때 얼마나 아버님의 등이 

편안하였었는지요.
그것은 진정 끝모를 아늑함이었습니다 아버지.
강가에 앉아 쉬시며 땀 씻으실 때 

아버지의 등에 파인 푸르딩딩한
지게 자국과 어깨의 짚 자국은 

풀꽃 그늘처럼 

지금도 내 가슴에 패어 있습니다.
아버님께서 징검다리를 건너실 때 

나는 주먹 가득 쥔 풀꽃들을
강물에, 저 흘러가는 강물에 

흘렸었지요.

봄엔 고춧거름 지고 가셔서 

한해 묵은 나무 지고 오시고
그 멀고 험한 큰골 작은골에서 

저 들까지 풀 져나르시고
여름엔 빈 지게로 가셔서 

한짐 가득 베어오시고

가을엔 보릿거름 지고 가셔서

나락 한짐 지고 오시고

겨울엔 빈 지게로 가셔서

나무 한짐 지고 오시고
달 뜨면 밤나락 

새벽엔 보릿짐, 깔짐 

그렇게 아침저녁 밤낮으로 오가시며
짐지고 보내신 한평생 

길바닥에 돌부리 하나 

길가에 풀 한포긴들 

마음 주지 않은 것 있었습니까.
지금 그 강길을 어머님 홀로 걸으십니다.
내 철없던 날들, 

땅이 꺼지게 짐진 아버지를 

강길에서 만나면
내 가슴은 천근만근 무거웠고 

짐진 아버지를 따르며 

나는 괴로웠습니다.
내가 철이 들어 

아버지 짐을 받아 지고 걸으며
아버지, 아버지의 삶은 결코 

억울하고 뼈아픈 삶만은 

아니라는 것을 믿게 되고 
아버지와 같이 

마음 편하게 강가에 앉아 땀 식히며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저 강물을
나도 따라 보며 

그 끝모를 아버지 삶의 깊이를 재고
흐를수록 깊어지고 

흐를수록 넓어지는 강물의 

가장 밑바닥에서 나는
사랑과 평화와 믿음 

알 수 없는 자유의 무서움으로 깨어나며
발디딜 곳 없는 

강변의 풀꽃들을 바라보며 

눈부셔했습니다.
아버지, 
때로 나는 이렇게 해가 지는 

강물을 따라 걸으며
흘러가고 흘러오는 강물을 보며 

누구나 한번 오면 가기 마련이다,
사람이 살았달 것이 없능 것이여, 

너무 서러워들 말라시며
마지막으로 우리들을 올려다보시던 

그 평안한 눈길을 생각하며
나는 이따금씩 새로움으로 

이 산천을 둘러보곤 합니다.
아버지,
숨결 멀어지시던 당신의 머리맡에 

온갖 세상사가 다 무슨 소용이었겠습니까.
사는 것이 무엇이며 

사람의 목숨으로 

무엇을 이룬다 하겠습니까.
다만, 

죽음 또한 삶의 한 일이어서
아버님이 몸 비벼 살아오신 

이 작디작은 마을의 논과 밭과
아름답고 슬픈 강산이 

이렇게 남겨짐을 보았습니다.
아버지, 

아버님은 지금도 저기 저 강변 길에
풀바작 지고 소 앞세우고 

아침저녁으로 

오고 가십니다.

아버지,
돌덩이같이 차가운 

아버님의 이마를 만지며 

나는 울었었습니다.
아버지, 

아직 노을이 논 귀퉁이에 남았습니다. 

들을 뜨지 마십시오.
아버지께서 흙 두들겨 뿌려논 보리들이 

불쌍한 보릿잎들이 바람을 탑니다.
오냐, 내 아들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봄과 겨울이 골백번 바뀐들
내가 죽었다 한들 

이 들을 어찌 뜨겠느냐.
내가 죽어도 

내가 설 땅이, 내가 눌 땅이, 내가 쥘 흙이 

여기말고
이 흙말고 해 아래 

어디 또 있겠느냐

내가 이 땅의 임자이니라.
아버지, 

노을은 점점 사위고 

산 사람인 내가 논두렁을 일어서서
산의 어깨를 내려와 

들 끝에서 밀려오는 어둠에 젖습니다.
어둠에 촉촉이 젖으며 나는 

비로소 

아버님의 논에 뿌리내리고 

어머님의 강물에 가 젖습니다.
어두워져오는 강물을 보며 

서늘하게 개어오는 

이 맑은 피로 

눈뜹니다.
아버지와 아버지들이 살아나오신 

저 수천년 끈질긴 삶을 밟고 디디며
아름답게 살아오신 

당신들의 그 깨끗한 생명은
죽어도 죽지 않고 

이 산천에 늘 새롭게 되살아남을 봅니다.

아버지, 어둠이 짙어지고 

들판을 펼치며 

우뚝 솟아오르는 

깃치는 화문산을 봅니다.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몸부림치고 외치고 싶은 것

어느것 하나 제대로 가지신 것 없이 

아버님은 가셨으나
저 논밭 또한 

이렇게 내 앞에 남았습니다.
사람 하는 일이 맘과 뜻대로 되지 않고 

사람 사는 일이 억지로는 되지 않아
금방 무덤 하나를 이루는 일일지라도 

우리 논밭을 지키며
아이고 내 가슴이야, 

아이고 나 죽겄네 어머니!
어머니 외쳐부르며 

마지막 몸부림하시던 

아버님의 몸부림이
저 빈 들에 우리들의 몸부림으로 

내 몸에 감깁니다.
이 겨레가 생긴 이래 

의인들이 목숨을 던져 

나라를 지킬 때
아버님들은 이 땅의 논밭에서 

곡식으로 나라를 지키며 

의롭게 싸우셨습니다.
아버지,  

이 땅의 의로운 이들의 무덤은
아버님의 무덤처럼 

아직 이름없이 남아 

이 땅을 이 땅으로 지키십니다.

이제 날이 저물고 

저녁 연기 오르며 

산자락에 불꽃들이 살아납니다.
어머님의 솥뚜껑 여닫는 소리가 들리며 

밥냄새가 코끝을 스쳐 

나는 배가 고파옵니다.
이맘때쯤, 

어머님은 어디서 워낭소리만 들려도 

징검다리에 나뭇짐만 보아도
허드렛물을 논배미에 버리며 

앞산 앞내를 보며 

아버님을 얼마나 그리워할까요.
아버지, 

사람이 한번은 누구나 왔다가 갈 길일지라도 

어머님은 남은 평생 잇성 아버님이 걸리시고,
지겟작대기 하나만 치우시다가도 

아버님을 생각하실 것입니다.
모든 이야기들이 

아버지에게 시작되고 이어지며
아버지로 끝나고, 끝에서는 

또 얼마나 긴 한숨을 몰아쉴까요.
논밭 가는 곳마다 아버님의 흔적들, 

묶어놓고 베어놓은 

나무며 풀주먹들
일하다 함께 앉아 쉬던 밭가

바위들이며 밤나무 밑 

논밭 귀퉁이
애지중지 가꿔논 

예송 감나무와 밤나무들
감 밤이 주렁주렁 열리면 

어머님은 일손을 놓고 

또 얼마나 목이 메어할까요.
논물 풀물 든 아버지의 헌 옷가지들을 보시며 

이런 일 저런 일들을 떠올릴까요.
아버지, 

아버지 부르면 

목이 메고 

눈물이 솟는
내 곁의 착한 누이들과 아우들이 

이렇게 어머니 곁에 남았습니다.

담배가 떨어져도 

담배 살 돈이 없어 

아버님은 어둔 새벽녘
할머님에게 가만가만 가셔서 

풍년초를 아무도 몰래 얻어와
문풍지나 신문지, 우리들의 학습장 찢어진 헌 종이로 

담배를 말아 피우시며
이 궁리 저 궁리 

이 걱정 저 걱정으로 

날 밝기를 기다리시다가
창호지문이 번해지기가 무섭게 

새벽일을 나가시던
아버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어머님은 아버지 영호에
담배를 태워놓으시며 

눈물바람을 하시곤 합니다.
아버지, 

아버님이 살아나오신 세상의 굽이굽이가 

어찌 그 일 하나만으로만 서럽겠습니까.
그리고 또 어찌 

아버님만 그러셨겠습니까.
저 앞산 앞내와 전답들이 

끝없이 슬픔이 솟아나는 

서러운 땅입니다.
어느 봄날 

아버지가 점심때가 되어도 오시지 않아 

나는 주전자에 라면을 끓여
뒷산 허리를 돌아 

아버님이 지금 묻히신 

솔나무 숲에 갔었지요
깊은 산속 

솔나무 아래 진달래는 곱게 피어 봄불처럼 타는데
아버님은 

나뭇짐 아래 앉아 

담배를 태우고 계셨습니다.
아버지, 

그 산속 아버님이 

라면을 훌훌 드시며 

식은 땀을 흘리시던
당신의 몸뚱어리, 빚으로 

골병들어버린 당신의 외로운 몸과 마음을 보며
먼 산빛을 보며 

진달래꽃 가지를 툭툭 부러뜨리며 

나는 울었었습니다 아버지.

글은 혀서 뭣헐 거냐 

시가 다 뭣이다냐 

이 나라 대대손손 

글 배운 자들이
이 땅에 저질러논 일이 대체 무엇이며 

이 나라 백성들에게 한 일이 뭣 있냐 

다 헛짓이다 헛짓이여!
호령허시며 

땅을 쿵쿵 찍고 

산같은 짐을 지고 

산길을 내려오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버지 일어서십시오 

아버님들이 짊어지신 당신들의 땅을 짊어지고 

벌떡 

저 저문 산처럼 일어서십시오
아버님이 살아생전 

새벽 산빛을 깨치며 

아침을 데리고 산길을 걸어오시고
산굽이를 돌아오시던 것처럼 

한번만, 다시 한번만 강을 건너십시오.
그러면 이 땅에 

버릴 것과 남을 것이 

추려지고 가려져
저 강물에 뜨고

곡식 자랄 아버지의 땅만 남을 것입니다.
아버지, 

그리운 아버지의 땅을 찍어 일구겠습니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솟을 때까지 

아버지의 땅울림이 

쩌렁쩌렁 이 땅 끝까지 울릴 때까지.
그러면 아버지 

지금 저기 핀 

아버지의 몸과 마음을 스친 풀꽃들을 

꽃이라 부르겠지요.
이 땅 끝, 끝까지 

저 하늘, 저 끝까지 

아버님의 땅임을 보겠지요.
그날, 

그날이 올 것을 나는 믿습니다 아버지.

몸이 아파서야 

아스팔트길도 달려보시고 

택시도 타보시고 

이층도 올라가보신 아버지
아버님이 죽어 짊어지신 땅 

아버님이 짊어지고 다니시던 이 나라
비로소 나는 

죽어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의 세상을 봅니다.
아버지, 

아버지가 계신 곳은 

춥지 않은 곳이었음 좋겠어요.
어둡지 않은 곳 

배고프지 않은 곳 

동족간에 총부리를 맞대고 으르렁거리지 않는 곳
한해 농사지어 공판하면서 

수매값을 빚으로 다 까버리는 

그런 서러운 곳이 아니었음 좋겠습니다.


산 보면
산이 나 같고
내가 산 같고
들 보면 들이 나 같고
내가 들 같고
물 보면
물 또한 그래서
모두 하나같이 나 같은 땅

아버지, 

온 몸으로 살아오신 

이 작은 강변 마을 

굽이굽이 물소리 높고 낮으며
골짜기 골짜기마다 철철이 꽃피는 곳 

강길 산길 따라 굽이굽이 논밭길
수수 익고 감자 익고 

보리 익고 벼 익는 길 

늘 기쁨과 서러움이 새로 태어나는 길
늘 걸어도 늘 그립고 정다운

동구길 느티나무 아래 

우리집이 보이는 곳 

불빛을 따라
오늘도 나는 어두워 들어서며 

새로 아버지의 세상에 태어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