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蛩) - 李中[당]
月冷莎庭夜已深
百蟲聲外有淸音
詩情正苦無眠處
愧爾階前相伴吟
-귀뚜라미
뜨락에 썰렁 달빛 쏟아지고 밤이 깊은데
백 가지 벌레소리 그 밖의 맑은 소리
시상 다지느라 잠 못 이루는데
어여뻐라 귀뚜라미 섬돌 앞에 나를 벗하여 노래하누나 *
* 이병한엮음[땅 쓸고 꽃잎 떨어지기를 기다리노라]-궁리
* 蟋蟀 - 崔成大[조선]
皎月草間懸露光 - 교월초간현로광
纖珠碎佩語何長 - 섬주쇄패어하장
秋風吹起深深思 - 추풍취기심심사
似淬尖鋩割盡腸 - 사쉬첨망할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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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달빛 풀섶 이슬에 걸려 반짝이는데
옥구슬 단장하고 무슨 말이 그리 많아
가을바람 소슬 불어 시름만 더하거늘
뾰족하게 벼린 칼로 애간장을 찌르듯
* 귀뚜라미 - 박효관
님 그린 상사몽(相思夢)이 실솔의 넋이 되어
추야장 깊은 밤에 님의 방에 들었다가
날 잊고 깊이 든 잠을 깨워볼까 하노라
* 蟋蟀 - 정진규
금년 가을밤은 유독 남다르다 내 나이에 떠나신, 깊은 가을밤 떠나신 어머니의 全生을 寫經하듯 밤새워 베낀다
끼어드는 女子의 一生이란 말은 너무 가볍다 거듭 지운다 더듬이로 짚어가며 귀뚜라미들 저토록 열심이다
내가 베낀 대목까지만 거듭 읽고 되읽는다 귀뚜라미들, 잠시 눈 붙이던 한 마리가 화들짝 놀라 여러 행을 건너뛴다
다리가 길다 많이 야위었다 讀經들 하고 있다 귀뚜라미들 용맹정진하고 있다
* 新秋 - 崔淑生[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