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

효림♡ 2014. 1. 2. 09:49
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  
새해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 빝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개의 산봉우리마다
빛나는
눈부신 태양
새해엔
한반도 허리에서
철조망 지뢰들도
씻겨갔으면,

새해엔
아내랑 꼬마아이들 손 이끌고
나도 그 깊은 우주의 바다에 빠져
달나라나 한 바퀴
돌아와 봤으면,

허나
새해 새 아침은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오지 않는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안창
영원으로 가는 수도자의 눈빛 속에서
구슬짓는다. 
 

 

 

* 클로드 모네 - Impression : Sunrise

 

* 새해의 기도 - 임영준
새해에는
모두 빛나게 하소서
저마다의 소망을 이루어
별처럼 반짝이게 하소서

새해에는
고아한 향기에 취하게 하소서
비우고 여미고 아래로 임해
절로 스며들게 하소서

새해에는
도도한 강물이 되게 하소서
거침없이 그러안고 흘러
한 가닥이 되게 하소서

새해엔 누구나
사랑에 몸 달게 하소서
평생을 두고두고 반추하면서
아련히 떠다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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