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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칠석(七夕) 시 모음

효림♡ 2014. 8. 1. 20:32

* 칠석에 비를 읊다 - 이규보(李奎報)

칠석날에 비 안 오는 일이 적은데

나는 그 까닭을 모르네.

신령한 배필이 기쁨 이루려 하니

비의 신이 응당 질투할 것이로다 *

 

* 칠석우서(七夕偶書) 권벽(權擘)[조선 중기 문신]

浮世紛紛樂與悲 -부세분분락여비  

人生聚散動相隨 -인생취산동상수 

莫言天上渾無事 -막언천상혼무사 

會合俄時又別離 -회합아시우별리 

-칠석 날에 우연히 적다
기쁘다, 슬프다로 허망한 세상살이 분분하고

인생살이 모이고 흩어짐이 일마다 서로 따르는구나
하늘나라에는 이별이 전혀 없다 말하지 말게나
만남은 잠시일 뿐 또다시 서로 이별하려하는구나

 

* 七夕 - 양박(楊璞)[宋]

未會牽牛意若何 - 미회견우의약하

須邀織女弄金梭 - 수요직녀롱금사

年年乞與人間巧 - 연년걸여인간교

不道人間巧已多 - 부도인간교이다 

- 

견우의 뜻이 어떠한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마땅히 직녀로 하여금 금으로 만든 북을 다루게 하여야 하리

해마다 사람들은 길쌈을 잘하게 해달라고 비는데
인간세상의 교예가 얼마나 늘었는지는 알지 못하는구나

 

* 七夕 - 이응희(李應禧)[조선 중기 문신]

天中七月七  織女會牽牛
歲歲橋頭別  年年河上遊
悲歡同一夕  離合幾千秋
此恨何時歇  天崩地拆休
-

하늘에서는 칠월 칠석에만, 직녀가 견우와 만난다 하지.

해마다 오작교에서 이별하고, 해마다 은하수 가를 노니는구나,

슬픔과 기쁨이 하룻밤에 교차하니, 이별과 만남이 몇 천 년 있어 왔던가,

이 한(恨)은 어느 때나 끝날거나, 하늘 무너지고 땅 갈라져야 끝나리. *

 

* 칠석소작(七夕小酌) - 이곡(李穀)[고려말 문신]

平生蹤迹等雲浮 -  평생종적등운부

萬里相逢信有由 -  만리상봉신유유

天上風流牛女夕 -  천상풍류우여석

人間佳麗帝王州 -  인간가려제왕주

笑談款款罇如海  - 소담관관준여해

簾幕深深雨送秋 -  렴막심심우송추

乞巧曝衣非我事 -  걸교폭의비아사

且憑詩句遣閒愁 - 차빙시구견한수 

-칠석에 조금 술을 마시며

한평생 발자취가 구름처럼 떠도는데

만리 밖에서 서로 만남 진실로 까닭 있으리. 

저 천상의 풍류는 이 저녁의 견우  직녀 

인간의 아름다움 제왕의 나라이다.

정성스런 담소에 술그릇은 바다 같고 

깊속한 염막에는 비가 가을 보낸다.

솜씨 빌고 옷쬐이기 원래 내 일 아니니

또 시구로써 한가한 시름 보낸다. *

* 한국한시-김달진역-민음사

 

* 七夕 - 이곡(李穀) 

이 명절에 누가 내 집을 찾아오려고나 할까 - 佳節無人肯見過
인간 세상에 세월만 북처럼 빨리도 내달리네 - 人間歲月逐飛梭
아득히 하늘의 신선들 합환하는 짧은 시간에 - 神仙杳杳合歡少
아녀자들은 분분하게 걸교하기에 바빠라 - 兒女紛紛乞巧多
맑기가 물과 같은 객사의 가을빛이라면 - 客舍秋光淸似水
물결 없이 고요한 은하의 밤 색깔이로다 - 天河夜色淨無波
일어나서 시구 찾다 괜히 머리만 긁적긁적 - 起來覓句空搔首
풍로 어린 뜨락의 이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 奈此一庭風露何
- 걸교(乞巧) -칠월 칠석날 밤에 부녀자들이 과일과 떡을 차려 놓고

직녀와 견우에게 길쌈과 바느질 솜씨가 좋아지게 해 달라고 빌던 풍속이다.

* 七夕 - 李玉峯  

無窮會合豈愁思 - 무궁회합기수사

不比浮生有別離 - 불비부생유별리

天上却成朝暮會 - 천상각성조모회

人間作一年期 - 인간만작일년기  

-칠월칠석 

만나고 또 만나고 수없이 만나는데 걱정은 무슨 걱정  
뜬구름 같은 우리 삶에 이별 있음과는 견줄 것도 아니라네
하늘 위에서는 아침저녁 만나는 것을
 

사람들은 일 년에 한 번이라고 호들갑을 떠네 * 

* 이병한엮음[땅 쓸고 꽃잎 떨어지기를 기다리노라]-궁리

 

두목지(杜牧之)의 칠석시

"瑤階夜色凉如水 臥着牽牛織女星 - 요계야색양여수 와착견우직녀성

-옥 섬돌에 밤빛이 서늘하기 물 같은데 누워서 견우 직녀 두 별을 바라보네

 

* 견우(牽牛)의 노래 - 서정주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높았다 낮았다 출렁이는 물살과

물살 몰아 갔다 오는 바람만이 있어야 하네.

 

오! 우리들의 그리움을 위하여서는

푸른 은하(銀河)물이 있어야 하네.

 

돌아서는 갈 수 없는 오롯한 이 자리에

불타는 홀몸만이 있어야 하네!

 

직녀(織女)여, 여기 번쩍이는 모래밭에

돋아나는 풀싹을 나는 세이고.....

 

허이연 허이연 구름 속에서

그대는 베틀에 북을 놀리게.

 

눈썹 같은 반달이 중천에 걸리는

칠월(七月) 칠석(七夕)이 돌아오기까지는,

 

검은 암소를 나는 먹이고,

직녀(織女)여, 그대는 비단을 짷세. *

* 서정주자선시집[안 끝나는 노래]-정음사

 

* 七夕 - 한용운

  [차라리 님이 없이 스스로 님이 되고 살지언정, 하늘 위의 직녀성은 되지 않겠어요, 네 네.] 나는 언제인지 님의 눈을 쳐다보며, 조금 아양스런 소리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말은 견우의 님을 그리우는 직녀가 일년에 한 번씩 만나는 七夕을 어찌 기다리나 하는, 동정의 저주였습니다.
  이 말에는 나는 모란꽃에 취한 나비처럼, 일생을 님의 키쓰에 바쁘게 지나겄다는, 교만한 맹서가 숨어 있습니다.

  아아 알 수 없는 것운 운명이요, 지키기 어려운 것은 맹서입니다.
  나의 머리가 당신의 팔 위에 도리질을 한 지가, 七夕을 열 번이나 지나고 또 몇 번을 지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나를 용서하고 불쌍히 여길 뿐이요, 무슨 복수적 저주를 아니하였습니다.


  그들은 밤마다 밤마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마주 건너다보며 이야기하고 놉니다.
  그들은 해쭉해쭉 웃는 은하수의 江岸에서, 물을 한줌씩 쥐어서 서로 던지고 다시 뉘우쳐합니다.
  그들은 물에다 발을 잠그고 반비식이 누워서, 서로 안보는 체하고 무슨 노래를 부릅니다.
  그들은 갈잎으로 배를 만들고, 그 배에다 무슨 글을 써서 물에 띄우고 입김으로 불어서 서로 보냅니다. 그러고 서로 글을 보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잠자코 있습니다.
  그들은 돌아갈 때에는 서로 보고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아니합니다.

  지금은 七月七夕날 밤입니다.
  그들은 난초 실로 주름을 접은 연꽃의 윗옷을 입었습니다.
  그들은 한 구슬에 일곱 빛 나는 계수나무 열매의 노리개를 찼습니다.
  키쓰의 술에 취할 것을 상상하는 그들의 뺨은, 먼저 기쁨을 못 이기는 자기의 열정에 취하여, 반이나 붉었습니다.
  그들은 오작교를 건너갈 때에 걸음을 멈추고 윗옷의 뒷자락을 검사합니다.
  그들은 오작교를 건너서 서로 포옹하는 동안에, 눈물과 웃음이 순서를 잃더니, 다시금 공경하는 얼굴을 보입니다.
  아아 알 수 없는 것은 운명이요, 지키기 어려운 것은 맹서입니다.

  나는 그들의 사랑이 표현인 것을 보았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나의 사랑을 볼 수는 없습니다.
  사랑의 神聖은 표현에 있지 않고 비밀에 있습니다.
  그들이 나를 하늘로 오라고 손짓을 한대도, 나는 가지 않겄습니다.
  지금은 七月七夕날 밤입니다. *

* 한용운시집[님의 침묵]-미래사
 

* 칠석요(七夕謠)

칠월칠석 오늘밤은 은하수 오작교에

견우직녀 일년만에 서로반겨 만날세라
애야애야 애야좋네 칠석놀이 좀더좋네


은하수의 잔별들은 종알종알 속삭이며

무슨말을 속삭이나 반작반작 웃는구나
애야애야 애야좋네 칠석놀이 좀더좋네


까치까치 까막까치 어서빨리 날러와서

은하수에 다리놓아 견우직녀 상봉시켜
일년동안 맛본서름 만단설화 하게하소

애야애야 애야좋네 칠석놀이 좀더좋네


은하수 한허리에 채색다리 놓으렬제

까막까막 까치들이 오작교를 놓았구나
애야애야 애야좋네 칠석놀이 좀더좋네

 

(중략)

은하수를 못메워주나 우리서로 사랑타가
옥황님께 죄를지어 님은강건너 서쪽마을
이내몸은 동쪽에서 일년한번 만날날이
오날밖에 없었구나 전생차생 무슨죄로
각분동서 헤어져서 일년일도 상봉인가


(중략)
닭아닭아 우지말아 네가울면 날이새고

날이새면 임은간다 이제다시 이별하고
일년삼백 육십일에 임그리워 어이살지

우지말아 우지말아 무정하게 우지말아
원수로다 원수로다 은하수가 원수로다. 

애야애야 애야좋네 칠석놀이 좀더좋네

* 임동권[한국민요집]-집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