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次大裕贈別韻 - 기대승
洛北逢秋住又還 海天歸夢共雲山
風塵漠漠霜侵鬂 歧路茫茫酒解顔
桂月影穿茅屋裡 沙聲聞竹窓間
幽棲有味身兼遠 歲暮寒林石作關
-대유의 증별시에 차운하다
서울에서 가을 만나 서로 오갔는데 바닷가에 돌아와 구름과 산 꿈꾸노라
풍진은 막막하여 구레나룻 허예지고 갈림길 망망한데 술로 시름 잊노라
계수나무 달빛 그림자 띳집에 들어오고 모래사장 갈매기 소리 창가에 들리누나
그윽한 은거 맛 알아 몸도 멀어졌으니 해 저문 찬 숲에 바위가 문 되었네 *
* 山中 二首 - 정도전
弊業三峯下 歸來松桂秋
家貧妨養疾 心靜定忘憂
護竹開迂徑 憐山起小樓
隣僧來問字 盡日爲相留
-
하찮은 나의 터전 삼봉 아래라 돌아와 송계의 가을을 맞네
집안이 가난하니 병 수양에 방해롭고 마음이 고요하니 근심 잊기 족하구려
대나무를 가꾸자고 길 돌려 내고 산이 예뻐 작은 누를 일으켰다오
이웃 중이 찾아와 글자 물으며 해가 다 지도록 머물러 있네 *
* 삼가 김 첨추(金僉樞) 준(埈) 영장(令丈)의 중뢰연석(重牢宴席)의 시에 차운하다 2수 - 尹拯
絲觴花燭宛初筵 鶴髮韶顔閱幾年
共向人間看福祿 不須天外問神仙
兒孫迭奏斑衣舞 賓客爭陳慶壽篇
盛事眞宜留作畫 蕪詞自愧未堪傳
-
꽃실 술잔 화촉 초연 때와 똑같으니 하얀 머리 환한 얼굴 몇 해나 살아왔소
인간 세상 복록을 함께 누리셨으니 하늘 위의 신선을 물을 필요 없겠구려
손주들이 번갈아 색동옷에 춤을 추고 빈객들 앞 다투어 축수하는 글 올리네
성대한 일 그림으로 남겨야 할 터이니 거친 글론 전하지 못하는 게 부끄럽소
二水交流好着居 淸貧家計憶當初
室中琴瑟供和樂 帷下詩書任卷舒
桂馥蓮芳榮果早 緋章紫誥慶還餘
須知箇裏工夫在 多少休祥得豈虛
-
두 물줄기 교류하니 살기에 적합하고 청빈한 가계는 처음 일이 생각나네
집에서는 금슬 좋은 부부로 지내시고 휘장 아래 느긋하게 시서를 뒤적였네
과거에 급제하는 영예 일찍 누리셨고 벼슬길 나아가는 복경(福慶)도 남아도네
그 속에 공부가 있었음을 알아야지 상서가 어찌 그냥 얻어지는 것이랴 *
* 訪重興寺 - 이현보(李賢輔)
高秋霜露洗林丘 喜見三峯天畔浮
絶壁冷霞餘雨氣 壞城斜日映寒流
藤蘿古道深難取 燈火禪房暝始投
勝處每懷長往志 會攀叢桂共僧留
-
늦가을 서리와 이슬이 말끔히 숲을 씻어주니 하늘 높이 뜬 삼봉을 반겨 바라보네
절벽의 싸늘한 노을엔 비온 흔적 남아있고 성가의 지는 해는 차가운 개울 비추네
덩굴 얽힌 옛길은 깊이 들어가기 어려워도 등불 밝힌 절간 방 날 저물어 들어갔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은둔할 생각으로 계수나무 부여잡고 스님 함께 머물고 싶네 *
* 정약용
太陽赫光晶 踆烏乃星羅
明月皎如彼 桂樹長婆娑
潔身雖自勵 玷汚將誰磨
豈無洗濯志 弱力莫挽河
冉冉天色暮 徘徊當奈何
-
태양이 수정처럼 빛나도 세발까마귀가 별들처럼 벌여 있고
밝은 달 저렇게 밝아도 계수나무는 늘 너울거린다
몸 깨끗하려고 아무리 다짐해도 생기는 오점을 누가 없애주리
씻어버릴 뜻 어찌 없을까만 약한 힘으론 강물을 끌어오지 못해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도 우물쭈물 어찌할 바를 모르네 *
-다산시문집
* 泛小船 - 이규보
桂棹蘭舟截碧漣 紅粧明媚水中天
飣盤纔見團臍蟹 掛網還看縮項鯿
十里煙花眞似畫 一江風月不論錢
沙鷗熟聽笙歌響 飛到灘前莫避船
-작은 배를 띄우며
계수나무 돛대에 목란 배로 푸른 물결 횡단하니 기생들 물 속 하늘에서 보니 더욱 예쁘구나
정두(飣餖)의 소반에서 겨우 배꼽 둥근 게 보았고 걸린 그물에서 다시 목 쭈그러진 편어를 보았네
십 리의 연화 참으로 그림 같구나 한 강의 풍월 값어치 말할 수 없네
갈매기들 피리 소리와 노래 듣고는 여울 앞에 날아들어 배 피할 줄 모르네 *
-[동국이상국전집]제6권, 고율시 92수
* 조명간(鳥鳴澗) - 왕유
人閑桂花落 - 인한계화락
夜靜春山空 - 야정춘산공
月出驚山鳥 - 월출경산조
時鳴春澗中 - 시명춘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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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暮春(모춘) - 허난설헌
煙鎖瑤空鶴未歸 - 연소요공학미귀
桂花陰裏閉珠扉 - 계화음리폐주비
溪頭盡日神靈雨 - 계두진일신영우
滿地香雲濕不飛 - 만지향운습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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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아름다운 안개 가득하고 학은 아직 돌아올 줄 모르니
계수나무 꽃그늘 사립문은 고요히 닫혀 있네
작은 시냇가에는 종일 신령스런 비가 내리니
땅에 가득한 향 구름에 젖어 날지 못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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