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秋景) - 허장무
이쁜 것들이
조금씩 상처 입으며 살아가겠지
미운 것들을 더러는
상처 입혀가면서 말야
바람 부는 아침 저녁으로
햇살 파리한 들판
산서어나무 가지를 흔드는
바람의 전언(傳言)
눈시울 붉히며 그래도
그대만을 사랑했던가 싶게
지성으로 푸른 하늘 아래
전신으로 생을 재는
풀벌레의 보행
가을이 와 비로소 고독해진
솜다리꽃 같은
이쁜 것들이 상처 입으며
조금씩 더 아름다워지는 세상 *
* 허장무시집[바람연습]-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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