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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흥(秋興) - 두보(杜甫)

효림♡ 2015. 10. 19. 09:00

* 추흥 (秋興) - 두보(杜甫)


1.

玉露凋傷楓樹林 - 옥로조상풍수림

巫山巫峽氣蕭森 - 무산무협기소삼

江間波浪兼天湧 - 강간파랑겸천용

塞上風雲接地陰 - 새상풍운접지음

叢菊兩開他日淚 - 총국양개타일루

孤舟一繫故園心 - 고주일계고원심

寒衣處處催刀尺 - 한의처처최도척

白帝城高急暮砧 - 백제성고급모침

-

옥 이슬 내리자 단풍나무숲 시들어
무산의 무협은 가을 기운 냉엄하다
협강(峽江) 사이 물결은 하늘까지 용솟음치고
변방의 바람과 구름은 땅을 덮어 음산하다
국화 떨기 두 차례 피어나니 지난날이 눈물겨워
외로운 배는 고향 생각에 묶여있다

겨울옷 준비에 곳곳에서 가위질과 자질을 재촉하고
백제성은 높고 저물녘 다듬이질 소리 바쁘기만 하구나

 

2.

夔府孤城落日斜 - 기부고성낙일사

每依北斗望京華 - 매의북두망경화

聽猿實下三聲淚 - 청원실하삼성루

奉使虛隨八月槎 - 봉사허수팔월사

畵省香爐違伏枕 - 화성향로위복침

山樓粉堞隱悲笳 - 산루분첩은비가

請看石上藤蘿月 - 청간석상등라월

已暎洲前蘆荻花 - 이영주전노적화

-

기주의 외로운 성에는 저녁 해 기울고
언제나 북두성 보며 서울을 그린다
원숭이 울음 세 번 들으면 눈물이 떨어지고 
사신 수행은 팔월 뗏목처럼 헛되었다

상서성에 숙직할 일 몸이 아파 어긋나고
산의 누의 성곽에는 애달픈 피리소리 은은하다
보시오, 바위 위의 등라에 걸린 달이
영주 섬 앞 갈대꽃을 비추고 있는 것을

 

3.
千家山郭靜朝暉 - 천가산곽정조휘

日日江樓坐翠微 - 일일강루좌취미

信宿漁人還汎汎 - 신숙어인환범범

淸秋燕子故飛飛 - 청추연자고비비

匡衡抗訴功名薄 - 광형항소공명박

劉向傳經心事違 - 유향전경심사위

同學少年多不賤 - 동학소년다불천

五陵衣馬自輕肥 - 오릉의마자경비

-

산성의 일천 집들에 아침 햇살 고요한데
날마다 강가 누대에서 푸른 산기운 속에 앉아본다 
이틀 밤을 지낸 어부 다시 배를 띄우고
맑은 가을에 제비는 일부러 하늘을 난다
광형처럼 간언을 올렸지만 공명은 낮았다
유향처럼 경전을 전하려 하나 마음과 일이 어긋나네
어린 시절 같이 공부한 이들 모두 부귀하여
오릉 땅에 살면서 옷과 말은 빠르고 살찐 것들이라네
 

 

4.

聞道長安似奕棊 - 문도장안사혁기

百年世事不勝悲 - 백년세사불승비
王侯第宅皆新主 - 왕후제택개신주

文武衣冠異昔時 - 문무의관이석시
直北關山金鼓震 - 직북관산금고진
征西車馬羽書馳 - 정서거마우서치

魚龍寂寞秋江冷 - 어룡적막추강냉

故國平居有所思 - 고국평거유소사

-

듣자니, 장안의 시국이 바둑판이라니
평생의 세상 일 슬픔 이기지 못하겠네.
왕후의 저택은 모두가 새 주인
문무의 의관도 옛날과는 다르다네.
바로 북쪽 관산은 징과 북이 진동한다.
서쪽 정벌 떠나는 수레와 말들 그리고 격문은 치닫고
가을 강은 차갑고 물고기도 조용하니
고국에 살던 그 때가 생각나네.

 

5.
蓬萊古闕對南山 - 봉래고궐대남산

承露金莖宵漢間 - 승로금경소한간

西望瑤池降王母 - 서망요지강왕모

東來紫氣滿函關 - 동래자기만함관

雲移雉尾開宮扇 - 운이치미개궁선

日繞龍鱗識聖顔 - 일요용린식성안

一臥滄江驚歲晩 - 일와창강경세만

幾回靑瑣點朝班 - 기회청쇄점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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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래산 높은 궁궐은 종남산과 마주보고
이슬 받는 통천대의 금 줄기대는 하늘 은하수에 닿았도다
서쪽으로 요지를 바라보니 서왕모가 내려오고
동에서 온 보랏빛 상서로운 구름 함곡관에 가득하다
구름이 꿩 꼬리 깃 부채로 옮겨지니 궁궐의 부채 열리고
햇빛이 용의 비늘을 둘러싸니 비로소 임금의 얼굴 보였다네
푸른 강 자연에 살면서 한해가 저물어감에 놀라나니
지난 날 조회 때에 청쇄문에서 몇 번이나 점호를 받았던가

 

6.

瞿唐峽口曲江頭 - 구당협구곡강두

萬里風煙接素秋 - 만리풍연접소추

花萼夾城通御氣 - 화악협성통어기

芙蓉小苑入邊愁 - 부용소원입변수

珠簾繡柱圍黃鵠 - 주렴수주위황곡

錦纜牙檣起白鷗 - 금람아장기백구
回首可憐歌舞地 - 회수가련가무지

秦中自古帝王州 - 진중자고제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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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협 어구와 곡강 머리가
만리나 되는 안개바람으로 가을이 가득하다
화악루의 협성에는 임금의 행차가 이어지고
부용 작은 연못에는 변방 시름 깃든다
수놓은 기둥의 구슬발은 누런 고니를 두르고
비단 닻줄 상아 돛대에서 흰 갈매기 날아오른다. 
머리 돌려 노래하고 춤추던 곳 바라보니 애달프구나
진중은 예로부터 제왕의 고을이라네.

 

7.

昆明池水漢時功 - 곤명지수한시공

武帝旌旗在眼中 - 무제정기재안중

織女機絲虛夜月 - 직녀기사허야월

石鯨鱗甲動秋風 - 석경인갑동추풍
波漂菰米沈雲黑 - 파표고미침운흑

露冷蓮房墜粉紅 - 노냉연방추분홍
關塞極天唯鳥道 - 관새극천유조도
江湖滿地一漁翁 - 강호만지일어옹

-

곤명지의 물자원은 한나라의 공이니
한 무제의 깃발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직녀 베틀 위의 실은 달빛 아래 실없고
돌고래 비늘 껍질 가을바람에 펄렁인다.
수초 열매 파도에 떠다니고 검은 구름 물에 잠기고
연방엔 이슬이 차고 붉은 연꽃은 떨어진다. 
변방의 관문 하늘에 닿아 오직 새들만 날고
강과 호수만 가득한 땅엔 늙은 어부 한 사람.

 

8.

昆吾御宿自逶迆 - 곤오어숙자위이 
紫閣峰陰入渼陂 - 자각봉음입미피

香稻啄殘鸚鵡粒 - 향도탁잔앵무립
碧梧棲老鳳凰枝 - 벽오서로봉황지

佳人拾翠春相問 - 가인습취춘상문
仙侶同舟晩更移 - 선려동주만갱이
彩筆昔曾干氣象 - 채필석증간기상
白頭今望苦低垂 - 백두금망고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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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오산 지나 어숙천 거쳐 구불구불한 길 
자각봉 산그늘 미피 땅에 그리운다
향기로운 벼에는 앵무새 낱알 쪼아 먹고
벽오동 나무에는 늘 봉황새가 가지에 깃든다
봄이면 가인들은 비취새 깃털 주워 서로 묻고
저녁이면 좋은 짝이 함께 배를 타고 다시 옮겨갔다
글솜씨가 한 때는 하늘을 찔렀는데
백발 된 지금 바라보다 애써 고개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