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뻐꾸기 소리는 산신각처럼 앉아서 - 문태준

효림♡ 2018. 7. 11. 09:00

* 뻐꾸기 소리는 산신각처럼 앉아서 - 문태준 

뻐꾸기의 발음대로 읽고 적는 초여름 


이처럼 초여름 가까이에 뻐꾸기는 떠서 


밭둑에도 풀이 계속 자라는 무덤길에도 깊은 계곡에도


뻐꾸기의 솥 같은 발음 


뻐꾸기의 돌확 같은 발음 


한낮의 소리 없는 눈웃음 위에도 


오동나무 넓고 푸른 잎사귀에도 산동백에도 


높은 산마루에도 바위에도 


뻐꾸기 소리는 산신각처럼 앉아서 *

 

* 문태준시집[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창비,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