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길 시 모음 * 소 - 김종길 네 커다란 검은 눈에는 슬픈 하늘이 비치고 그 하늘 속에 내가 있고나 어리석음이 어찌하여 어진 것이 되느냐? 때로 지그시 눈을 감는 버릇을 너와 더불어 오래 익히었고나 * * 여울 여울을 건넌다. 풀잎에 아침이 켜드는 개학날 오르막길, 여울물 한 번 몸에 닿아보지도 못한.. 시인 詩 모음 2010.08.20
정호승 시 모음 2 * 안개꽃 - 정호승 얼마나 착하게 살았으면 얼마나 깨끗하게 살았으면 죽어서도 그대로 피어 있는가 장미는 시들 때 고개를 꺾고 사람은 죽을 때 입을 벌리는데 너는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똑같구나 세상의 어머니들 돌아가시면 저 모습으로 우리 헤어져도 저 모습으로 * 꽃과 나 꽃이 나를.. 시인 詩 모음 2009.09.29
가을 - 송찬호 * 가을 - 송찬호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 나간 콩알이 가슴을 스치자, 깜짝 놀란 장끼가 건너편 숲으로 날아가 껑, 껑, 우는 서러운 가을이었다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 나간 콩알이 엉덩이를 때리자, 초경이 비친 계집애처럼 화들짝 놀란 노루가 찔끔 피 한 방울 흘리며 맞은편 골짜기로 정.. 좋아하는 詩 2009.09.03
안도현 시 모음 2 * 무식한 놈 -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 길 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대라고 부를 사람에게 그 길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갈 수 없는 끝없는 길을 * 봄이 올 때까지는 .. 시인 詩 모음 2009.06.03
조병화 시 모음 * 오산 인터체인지 - 조병화 자, 그럼 하는 손을 짙은 안개가 잡는다 넌 남으로 천 리 난 동으로 사십 리 산을 넘는 저수지 마을 삭지 않는 시간, 삭은 산천을 돈다 등(燈)은, 덴막의 여인처럼 푸른 눈 긴 다리 안개 속에 초초히 떨어져 서 있고 허허들판 작별을 하면 말도 무용해진다 어느새.. 시인 詩 모음 2009.05.14
최승자 시 모음 *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 최승자 겨울 동안 너는 다정했었다. 눈(雪)의 흰 손이 우리의 잠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따뜻한 땅속을 떠돌 동안엔// 봄이 오고 너는 갔다. 라일락꽃이 귀신처럼 피어나고 먼 곳에서도 너는 웃지 않았다. 자주 너의 눈빛이 셀로판지 구겨지는 소리.. 시인 詩 모음 2009.03.16
김현승 시 모음 * 눈물 - 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生命)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全體)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 시인 詩 모음 2008.11.28
가을 - 김용택 *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 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 김용택* 2008.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