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잠 - 이근화 * 차가운 잠 - 이근화 꿈속에서 세차게 따귀를 얻어맞았다 새벽이 통째로 흔들렸고 흔들린 새벽의 공기를 되돌려놓기 위해 전화벨이 울렸다 나의 눈은 동그란 벽시계에 나의 눈의 병상의 엄마에게 긴 복도를 따라 걷지만 복도와 두 눈을 맞출 수는 없다 일주일 사이 꽃이 졌다 여기저기 .. 좋아하는 詩 2012.12.04
박후기 시 모음 * 사랑의 물리학 -상대성 원리 - 박후기 나는 정류장에 서 있고, 정작 떠나보내지 못한 것은 내 마음이었다 안녕이라고 말하던 당신의 일 분이 내겐 한 시간 같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생의 어느 지점에서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당신은 날 알아볼 수 없으리라 늙고 지친 사랑 이 빠진 턱.. 시인 詩 모음 2010.08.23
이재무 시 모음 * 적막, 먹빛으로 번진다 - 이재무 부소산 에돌아가는 강물 퍼서 더운 몸 식히고 탑돌이하며 천 년 묵언 듣는다 흐르는 물 소리쳐 울게 한 마음의 냇가 솟은 돌들의 뼈아픈 시간들을 탑신 흘러내려온 그늘에 담군다 항아리 속 오래 묵힌 간장 같은 적막, 먹빛으로 번진다 * * 감나무 감나무 .. 시인 詩 모음 2009.05.22
백석 시 모음 * 노루 - 백석 산(山)골에서는 집터를 츠고 달궤를 닦고 보름달 아래서 노루고기를 먹었다 * * 산(山)비 山뽕잎에 빗방울이 친다 멧비둘기가 난다 나무등걸에서 자벌기가 고개를 들었다 멧비둘기 켠을 본다 * * 청시(靑枾) 별 많은 밤 하누바람이 불어서 푸른 감이 떨어진다 개가 즞는다 .. 시인 詩 모음 2009.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