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시 모음 2 *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 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은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 시인 詩 모음 2017.05.02
갓나물 - 백석 * 갓나물 - 백석 삼수갑산 높은 산을 내려 홍원 전진 동해바다에 명태를 푸러 갔다 온 처녀, 한달 열흘 일을 잘해 민청상을 받고 온 처녀, 삼수갑산에 돌아와 하는 말이─ "산수갑산 내 고향 같은 곳 어디를 가나 다시 없습데, 홍원 전진 동태 생선 좋기는 해도 삼수갑산 갓나물만 난 못합데.. 좋아하는 詩 2016.05.09
남행시초(南行詩抄) - 백석 * 남행시초(南行詩抄) 1 -창원도(昌原道) - 백석 솔포기에 숨었다 토끼나 꿩을 놀래 주고 싶은 산허리의 길은 엎데서 따스하니 손 녹이고 싶은 길이다 개 데리고 호이호이 휘파람 불며 시름 놓고 가고 싶은 길이다 괴나리봇짐 벗고 땅불 놓고 앉아 담배 한 대 피우고 싶은 길이다 승냥이 줄.. 좋아하는 詩 2013.09.02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十五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샷쯔가 어두운 그림자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 좋아하는 詩 2010.08.02
백석 시 모음 * 노루 - 백석 산(山)골에서는 집터를 츠고 달궤를 닦고 보름달 아래서 노루고기를 먹었다 * * 산(山)비 山뽕잎에 빗방울이 친다 멧비둘기가 난다 나무등걸에서 자벌기가 고개를 들었다 멧비둘기 켠을 본다 * * 청시(靑枾) 별 많은 밤 하누바람이 불어서 푸른 감이 떨어진다 개가 즞는다 .. 시인 詩 모음 2009.03.31
모닥불 - 백석 * 모닥불 - 백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쭉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헌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 좋아하는 詩 2009.01.13
주막(酒幕) - 백석 * 주막(酒幕) - 백석 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 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八)모알상이 그 상 위엔 새파란 싸리를 그린 눈알만한 잔(盞)이 뵈였다 아들 아이는 범이라고 장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와 동갑이었다 울파주 밖에는 장군들을 따러와서 엄지의 젖을 .. 좋아하는 詩 2008.12.26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 -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 좋아하는 詩 2008.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