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 황인숙 *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 황인숙 하얗게 텅 하얗게 텅 눈이 시리게 심장이 시리게 하얗게 텅 네 밥그릇처럼 내 머리속 텅 아, 잔인한, 돌이킬 수 없는 하양! 외로운 하양! 고통스런 하양! 불가항력의 하양을 들여다보며 미안하고, 미안하고 그립고 또 그립고 * * 송년회 칠순 여인네가.. 좋아하는 詩 2017.12.26
나비 시 모음 * 봄과 나비 - 오규원 나비 한 마리 급하게 내려와 뜰의 돌 하나를 껴안았습니다 * * 나비 - 신용목 건넛집 마당에 자란 감나무 그림자가 골목 가득 촘촘히 거미줄을 치고 있다 허공에 저 검은 실을 뽑은 이는 달빛인데 겨울밤 낙엽 우는 외진 뒷길에 누구를 매달려는 숨죽인 고요 기다림인.. 시인 詩 모음 2015.08.10
흰 눈 내리는 밤 - 황인숙 * 흰 눈 내리는 밤 - 황인숙 이것은 순수한 현재. 가득 차오르는 이것은 순수한 현재의 입김. 시선의 집중 포화. 거침없는 손길. 흠뻑 고요하고 흠뻑 눈부신 네 꿈속에 깃든 나의 꿈. 우리는 하얀 천국. 보이니? 눈 오는 숲은 일요일이다. 영원히 계속될 듯. 하지만 마침내 그칠 것이다. 그때 .. 좋아하는 詩 2014.12.15
꽃사과 꽃 피었다 - 황인숙 * 꽃사과 꽃이 피었다 - 황인숙 꽃사과 꽃 피었다. 계단을 오르면서 눈을 치켜들자 떨어지던 꽃사과 꽃 도로 튀어오른다. 바람도 미미한데 불같이 일어난다. 희디흰 불꽃이다. 꽃사과 꽃, 꽃사과 꽃. 눈으로 코로 달려든다. 나는 팔을 뻗었다. 나는 불이 붙었다. 공기가 갈라졌다. 하! 하! 하.. 좋아하는 詩 2013.08.29
담쟁이 - 도종환 *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 도종환* 2011.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