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富院에서 - 조지훈 * 多富院에서 - 조지훈 한달 籠城 끝에 나와 보는 多富院은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 彼我 攻防의 砲火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 아아 多富院은 이렇게도 大邱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구나 조그만 마을 하나를 자유의 국토 안에 살리기 위해서는 한해살이 푸나무도 온전.. 좋아하는 詩 2009.06.16
꽃이 졌다는 편지 - 장석남 * 꽃이 졌다는 편지 - 장석남 1 이 세상에 살구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복숭아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꽃이 만들던 그 섭섭한 그늘 자리엔 야윈 햇살이 들다가 만다고 쓰고 꽃 진 자리마다엔 또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살구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복숭아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그.. 좋아하는 詩 2009.06.15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 랭스톤 휴즈 *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 랭스톤 휴즈 아들아, 난 너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는 걸 계단에는 못도 떨어져 있었고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났지 바닥엔 양탄자도 깔려 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었어 그러나 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단.. 좋아하는 詩 2009.06.15
구름은 비를 데리고 - 류시화 * 구름은 비를 데리고 - 류시화 1 바람은 물을 데리고 자꾸만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새는 벌레를 데리고 자꾸만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구름은 또 비를 데리고 자꾸만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나는 삶을 데리고 자꾸만 어디로 가고 있는가 2 달팽이는 저의 집을 데리고 자꾸만 어디로 가고자 .. 좋아하는 詩 2009.06.15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 장정일 *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 장정일 그랬으면 좋겠다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계절이 달아나지 않고 시간이 흐르지 않아 오랫동안 늙지 않고 배고픔과 실직 잠시라도 잊거나 그늘 아래 휴식한 만큼 아픈 일생이 아물어진다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 좋아하는 詩 2009.06.11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 용혜원 *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 용혜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사랑에 더 목마르다 왠지 초라해진 내 모습을 바라보며 우울함에 빠진다 온몸에 그리움이 흘러내려 그대에게 떠내려가고 싶다 내 마음에 그대의 모습이 젖어 들어온다 빗물에 그대의 얼굴이 떠오른다 빗물과 함께 그대.. 좋아하는 詩 2009.06.10
비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 용혜원 * 비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 용혜원 내 마음을 통째로 그리움에 빠뜨려 버리는 궂은비가 하루 종일 내리고 있습니다 굵은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고 부딪치니 외로워지는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비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면 그리움마저 애잔하게 빗물과 함께 흘러내려 나만 홀로 외롭게 .. 좋아하는 詩 2009.06.10
따뜻한 편지 - 바람에게 - 곽재구 * 따뜻한 편지 -바람에게 - 곽재구 당신이 보낸 편지는 언제나 따뜻합니다 물푸레나무가 그려진 10전짜리 우표 한 장도 붙어 있지 않고 보낸 이와 받는 이도 없는 그래서 밤새워 답장을 쓸 필요도 없는 그 편지가 날마다 내게 옵니다 겉봉을 여는 순간 잇꽃으로 물들인 지상의 시간들 우수.. 좋아하는 詩 2009.06.09
질마재의 노래 - 서정주 * 질마재의 노래 - 서정주 세상일 고단해서 지칠 때마다 댓잎으로 말아 부는 피리 소리로 앳되고도 싱싱히는 나를 부르는 질마재. 질마재. 고향 질마재 소나무에 바람소리 바로 그대로 한숨 쉬다 돌아가신 할머님 마을 지붕 위에 바가지꽃 그 하얀 웃음 나를 부르네. 나를 부르네 도라지꽃.. 좋아하는 詩 2009.06.08
鶴 - 서정주 * 鶴 - 서정주 千年 맺힌 시름을 출렁이는 물살도 없이 고운 강물이 흐르듯 鶴이 날은다. 千年을 보던 눈이, 千年을 파닥거리던 날개가 또 한번 天涯에 맞부딪노라. 山덩어리 같아야 할 忿怒가 草木도 울려야 할 설움이 저리도 조용히 흐르는구나. 보라, 옥빛, 꼭두서니, 보라, 옥빛, 꼭두서.. 좋아하는 詩 2009.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