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권태응 동시 모음

효림♡ 2009. 3. 30. 08:25

* 감자꽃 - 권태응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 

 

* 땅감나무

키가 너무 높으면

까마귀떼 날아와 따먹을까 봐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

 

키가 너무 높으면

아기들 올라가다 떨어질까 봐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

 

 * 한 동네 사람

뉘집 논이 얼만지 모두 알고

뉘집 밭이 어딨는지 모두 압니다

예로부터 살아오는 한 동네 사람 

 

저 개는 뉘집 갠지 그것도 알고

이 소도 뉘집 손지 모두 알지요

식구처럼 모여 사는 한 동네 사람  

 

* 오리

풍덩 엄마오리/ 연못 속에 풍덩.  

퐁당 아기오리/ 엄마 따라 퐁당.

 

둥둥 엄마오리/ 연못 위에 둥둥.  

동동 아기오리/ 엄마 따라 동동. *

 

* 어린 고기들   

꽁꽁 얼음 밑

어린 고기들

 

해님도 달님도

한번 못 보고

겨울 동안 얼마나

갑갑스럴까? 

 

꽁꽁 얼음밑

어린 고기들 

 

뭣들 하고 노는지

보고 싶구나

빨리 빨리 따슨 봄

찾아 오너라

 

* 떠나보고야

멀리 떠나 보고야 알았습니다
어머니 품 가슴이 그리운 것을

 

멀리 떠나 보고야 알았습니다
오막살이 내 집이 그리운 것을

 

멀리 떠나 보고야 알았습니다
내 고향 옛 동무 그리운 것을

 

* 산샘물

산샘물이 넘쳐 흘러

산 도랑물


산 도랑물 모여 흘러

산 개울물


 

산 개울물 내려 흘러

들판 강물


 

들판 강물 굽이 흘러

넓은 바다

 

* 도토리들

오종종 매달린 도토리들

바람에 우르르 떨어진다


 

머리가 깨지면 어쩌려고

모자를 벗고서 내려오나


 

날마다 우르르 도토리들

눈을 꼭 감고서 떨어진다


 

아기네 동무와 놀고 싶어

무섬도 안타고 내려온다

 

* 봄날

햇볕이 따끈

얼음장 풀리고

 

졸졸졸 시냇물

고기들은 헤엄친다

 

햇볕이 따끈

땅덩이풀리고

 

새파란 보리싹

싱싱하게 자란다

 

햇볕이 따끈

추위홱풀리고

 

아이들은 자꾸만

바깥으로 나간다 

 

* 고추
고추는 빨개야만
고추다웁고

고추는 매워야만
고추다웁다

예로부터
아주 아득한 예로부터

사뭇  즐겨 온
우리의 고추

 

* 고추잠자리
혼자서 떠 헤매는
고추잠자리
어디서 서리 찬 밤
잠을 잤느냐?

빨갛게 익어 버린
구기자 열매
한 개만 따 먹고서
동무 찾아라
 

* 꽃모종
비가 촉촉 오네요
꽃모종을 합시다

삿갓 쓰고 아기들
집집마다 다녀요

장독 옆에 뜰 앞에
알록달록 각색 꽃

곱게 곱게 피면은
온 집안이 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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