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권태응 동시 모음 3

효림♡ 2009. 3. 31. 08:08

* 더위 먹겠네 - 권태응 

타는 듯 나려 쬐는 저 들판에

일하는 사람들 더위 먹겠네

 

구름들아 햇볕 좀

가려라 가려라

 

죽도록 일해도 고생 많은

땀 철철 농군들 더위 먹겠네

 

바람들아 자꾸 좀

불어라 불어라

   

* 바쁜 엄마 

날마다 물 여다간 밥을 짓고

틈틈이 실을 자선 질삼하고

언제나 일 바쁜 우리 엄마

 

빨래도 비누질도 혼자 하고

들밥도 이기 가고 밭도 매고

언제나 일 바쁜 우리 엄마

   

 * 아가야 울지 마라 

아가야 울지 마라 시장 참어라

저녁할 때 다 됐으니 엄마 오겠지

퉁퉁 부른 두통 젖 갖고 오겠지

 

아가야 울지 마라 마중 나가자

개울 건너 들밥 이고 벌써 간 엄마

걸음 빨리 급한 맘 돌아오겠지

 

아가야 울지 마라 들어 보아라

쓰로라미 노래소리 맑고 곱구나

한참만 더 참으면 엄마 오겠지

  

 * 녹두 

까맣게 익어진 녹두 타래

파랑새 먹을라 어서 따자

 

볕바른 멍석에 널어 놓면

혼자서 호도독 벌어진다

 

타래는 까매도 파랑 녹두

몸집은 작아도 파랑 녹두

 

청포에 부치기 숙주나물

잔치때 제사때 소중하지

 

* 들밥 

여름날의 들밥은

나무 그늘 밑

 

매미 소리 들으면서

맛이 나고

 

가을날의 들밥은

따슨 양지쪽

 

햇볕 쨍쨍 쪼이면서

맛이 나고

 

* 동네가 있는 곳엔

동네가 있는 곳엔

공동샘이 파 있고

물 이는 색시 뒤엔

신둥이도 딸지요

 

동네가 있는 곳엔

미루남구 서 있고

커다란 남구 위에

까치집도 있지요

 

동네가 있는 곳엔

조모래기 있구요

조모래기 노는 곳엔

노래가 있지요 

 

* 달팽이  

달 달 달팽이
뿔 넷 달린 달팽이
건드리면 옴추락
가만 두면 내밀고
달 달 달팽이
느림뱅이 달팽이
멀린 한 번 못 가고
밭에서만 놀고
 

 

* 달맞이

망월날 밤
아기가 엄마 등에 업히어
달맞이 나왔지요

들에도 언덕에도 산에도
쥐불이 꽃밭 같았지요

달은 이내 안 떠오르고
"망월여,"
"망월여,"
소릴 들으며
아기는 그만 폭 잠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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