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꽃 - 권태응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
* 땅감나무
키가 너무 높으면
까마귀떼 날아와 따먹을까 봐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
키가 너무 높으면
아기들 올라가다 떨어질까 봐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
뉘집 논이 얼만지 모두 알고
뉘집 밭이 어딨는지 모두 압니다
예로부터 살아오는 한 동네 사람
저 개는 뉘집 갠지 그것도 알고
이 소도 뉘집 손지 모두 알지요
식구처럼 모여 사는 한 동네 사람
* 오리
풍덩 엄마오리/ 연못 속에 풍덩.
퐁당 아기오리/ 엄마 따라 퐁당.
둥둥 엄마오리/ 연못 위에 둥둥.
동동 아기오리/ 엄마 따라 동동. *
* 어린 고기들
꽁꽁 얼음 밑
어린 고기들
해님도 달님도
한번 못 보고
겨울 동안 얼마나
갑갑스럴까?
꽁꽁 얼음밑
어린 고기들
뭣들 하고 노는지
보고 싶구나
빨리 빨리 따슨 봄
찾아 오너라
* 떠나보고야
멀리 떠나 보고야 알았습니다
어머니 품 가슴이 그리운 것을
멀리 떠나 보고야 알았습니다
오막살이 내 집이 그리운 것을
멀리 떠나 보고야 알았습니다
내 고향 옛 동무 그리운 것을
* 산샘물
산샘물이 넘쳐 흘러
산 도랑물
산 도랑물 모여 흘러
산 개울물
산 개울물 내려 흘러
들판 강물
들판 강물 굽이 흘러
넓은 바다
* 도토리들
오종종 매달린 도토리들
바람에 우르르 떨어진다
머리가 깨지면 어쩌려고
모자를 벗고서 내려오나
날마다 우르르 도토리들
눈을 꼭 감고서 떨어진다
아기네 동무와 놀고 싶어
무섬도 안타고 내려온다
* 봄날
햇볕이 따끈
얼음장 풀리고
졸졸졸 시냇물
고기들은 헤엄친다
햇볕이 따끈
땅덩이풀리고
새파란 보리싹
싱싱하게 자란다
햇볕이 따끈
추위홱풀리고
아이들은 자꾸만
바깥으로 나간다
* 고추
고추는 빨개야만
고추다웁고
고추는 매워야만
고추다웁다
예로부터
아주 아득한 예로부터
사뭇 즐겨 온
우리의 고추
* 고추잠자리
혼자서 떠 헤매는
고추잠자리
어디서 서리 찬 밤
잠을 잤느냐?
빨갛게 익어 버린
구기자 열매
한 개만 따 먹고서
동무 찾아라
* 꽃모종
비가 촉촉 오네요
꽃모종을 합시다
삿갓 쓰고 아기들
집집마다 다녀요
장독 옆에 뜰 앞에
알록달록 각색 꽃
곱게 곱게 피면은
온 집안이 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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