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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부(赤壁賦) - 소식

효림♡ 2009. 5. 15. 21:47

* 前赤壁賦 - 蘇軾 

   

壬戌之秋七月旣望에 蘇子與客으로 泛舟遊於赤壁之下할새 淸風徐來하고 水波不興이라. 擧酒屬客하여 誦明月之詩하며 歌窈窕之章호니 少焉에 月出於東山之上하여 徘徊於斗牛之間하니 白露橫江이요 水光接天이라. 縱一葦之所如하여 凌萬頃之茫然하니 浩浩乎如憑虛御風而不知其所止하며 飄飄乎如遺世獨立、羽化而登仙이러라.

於是에 飮酒樂甚하여 扣舷而歌之하니 歌曰, 桂棹兮蘭槳으로 擊空明兮泝流光이라. 渺渺兮余懷는 望美人兮天一方이라.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하니 其聲嗚嗚然하여 如怨如慕하며 如泣如訴라. 餘音이 嫋嫋하여 不絶如縷하여 舞幽壑之潛蛟하며 泣孤舟之嫠婦라.

蘇子 愀然正襟危坐而問客曰, 何爲其然也오.

客曰, 月明星稀하니 烏鵲이 南飛는 此非曹孟德之詩乎아. 西望夏口하고 東望武昌이라. 山川이 相繆하여 鬱乎蒼蒼하니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아. 方其破荊州, 下江陵하여 順流而東也에 舳艫千里요 旌旗蔽空이라. 釃酒臨江하여 橫槊賦詩하니 固一世之雄也러니 而今安在哉오. 況吾與子는 漁樵於江渚之上하여 侶魚鰕而友麋鹿이라. 駕一葉之扁舟하여 擧匏樽以相屬이라. 寄蜉蝣於天地하니 渺滄海之一粟이라. 哀吾生之須臾하고 羨長江之無窮이라. 挾飛仙以遨遊하여 抱明月而長終을 知不可乎驟得이라. 託遺響於悲風이로다.

蘇子曰, 客亦知夫水與月乎아. 逝者如斯호대 而未嘗往也하며 盈虛者如彼호대 而卒莫消長也니 蓋將自其變者而觀之면 則天地도 曾不能以一瞬이요

自其不變者而觀之면 則物與我 皆無盡也라. 而又何羨乎리오. 且夫天地之間에 物各有主하니 苟非吾之所有면 雖一毫而莫取라. 惟江上之淸風과 與山間之明月은 耳得之而爲聲하고 目寓之而成色하여 取之無禁이오. 用之不竭하니 是造物者之無盡藏也오 而吾與子之所共樂이니라. 客喜而笑하고 洗盞更酌하니 肴核旣盡하고 盃盤이 狼藉라.

相與枕藉乎舟中하여 不知東方之旣白이러라.

 

* 임술(任戌)년 가을 칠월 열 엿새
나는 객(客)과 더불어 배를 띄우고 적벽(赤壁) 아래에서 놀았다
맑은 바람 서서히 불어와 물결 일지 않는데 잔 들어 객에게 권하며 명월(明月) 시를 읊조리고
요조(窈窕) 시를 노래하는데 곧 달이 동산 위로 솟더니 북두성과 견우성 사이를 배회한다
흰 이슬이 강물 위에 비껴 내리고 물빛은 하늘에 닿아 있다
한 조각 작은 배 가는 대로 내어 맡겨 망망한 만경창파를 건너간다
넓고도 넓은 것이 허공타고 바람을 모는 듯 그 머무는 곳을 모르겠고
가벼이 떠올라 속세를 버리고 우뚝 솟은 듯 날개 돋아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는 듯했다
이에 술 마시고 매우 즐거워서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
노래하기를 "계수나무 노와 목란 상앗대로 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치며 달빛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
넓고 아득한 나의 마음이여 하늘 저 끝에 있는 임을 그리도다."
객 중에 퉁소 부는 사람이 있어 노래에 맞춰 반주하니 그 소리 구슬퍼서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흐느끼는 듯 하소연 하는 듯
여음(餘音)이 가냘프고 길게 이어져 실가닥처럼 끊어지지 않으니
깊은 골짜기에 잠겨있는 용을 일어나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의 과부를 울릴듯 하다
나는 얼굴 빛을 바꾸고 옷깃을 여미고는 고쳐 앉으며 객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토록 슬프오?"
객이 말했다
"달 밝으니 별은 드물게 보이고 까막까치 남으로 날아가네. 하고 읊은 것은 조조(曹操)의 시가 아니오?
서쪽으로 하구(夏口)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武昌)을 바라보니
산천은 서로 뒤엉켜서 울울창창 우거져 있는데
이곳은 바로 조조가 주유(周揄)에게 곤욕을 치렀던 그 곳이 아니오?
그가 막 형주(荊州)를 파하고 강릉(江陵)으로 내려와 물결 따라 동쪽으로 내려갈 때
배는 꼬리를 물고 천리에 이어졌고 깃발들은 하늘을 뒤덮었는데 강물을 대하여 술 따르며
긴 창 비껴들고 시를 지었으니 참으로 일세(一世)의 영웅이었는데 그러나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하물며 나와 그대는 강가에서 고기잡고 나무하며 물고기 새우들과 짝하고 고라니 사슴들과 벗하며
일엽편주 타고 쪽박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하며 하루살이 같은 목숨으로 천지간에 붙어 있으니
망망한 바다 속의 한 알의 좁쌀처럼 보잘것 없소. 우리 삶이 잠깐임이 슬프고 장강(長江)은 끝없음이 부러워서
하늘 나는 신선과 어울려 즐거이 놀고 밝은 달을 안고 오래오래 살려고 하나
그것이 쉽사리 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닫고 서글픈 여음을 슬픈 가을 바람에 실어 본거라오."
내가 말했다
"그대도 저 물과 달을 알고 있소?
가는 것은 이와 같이 쉬지 않고 흐르지만 영영 흘러가버리는 것이 아니요
차고 이지러지는 것은 저 달과 같지만 끝내 아주 없어지지도 더 늘어나지도 않는다오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천지간에 한 순간이라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만물과 나는 모두 무궁한 것이니 또 무엇을 부러워하겠소?
게다가 천지 사이의 모든 사물은 각기 그 주인이 있어서 나의 것이 아니면 털끝 하나라도 취할 수 없지만
오직 강 위를 부는 맑은 바람과 산 사이의 뜨는 밝은 달은 귀로 들어 오면 소리가 되고
눈에 담겨지면 색깔을 이룩하는데 이를 취하여도 막는 사람이 없고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소
이는 조물주가 주신 무진장한 보배이며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고 있는 것이오."
객이 기뻐 웃으며 잔 씻어 다시 술 따른다
안주가 이미 바닥나고 술잔과 쟁반은 어지러이 흩어졌다
서로를 베게삼아 배 안에 누우니 동녘이 이미 밝아오고 있는 것도 모른다 *

 

* 後赤壁賦 - 蘇軾

 

是歲十月之望에 步自雪堂하여 將歸于臨皐할새 二客이 從予하여 過黃泥之坂하니 霜露旣降하고 木葉이 盡脫이라. 人影이 在地하니 仰見明月이라. 顧而樂之하여 行歌相答이러니 已而오. 歎曰, 有客無酒하고 有酒無肴로다. 月白風淸하니 如此良夜에 何오. 客曰, 今者薄暮에 擧網得魚하니 巨口細鱗이 狀如松江之려鱸러라. 顧安所得酒乎오. 歸而謀諸婦하니 婦曰, 我有斗酒하여 藏之久矣라. 以待子不時之需러니라. 於是에 携酒與魚하여 復遊於赤壁之下하니 江流有聲하고 斷岸千尺이라. 山高月小하고 水落石出이라. 曾日月之幾何오. 而江山을 不可復識矣로다. 予乃攝衣而上하여 履巉巖하고 披蒙茸하여 踞虎豹하고 登虯龍하여 攀棲鶻之危巢하고 俯馮夷之幽宮하니 蓋二客之不能從焉이러라. 劃然長嘯하니 草木이 震動이라. 山鳴谷應하고 風起水涌하니 予亦悄然而悲하고 肅然而恐하여 凜乎其不可留也라. 反而登舟하여 放乎中流하여 聽其所止而休焉하니 時夜將半이라. 四顧寂寥러니 適有孤鶴이 橫江東來하니 翅如車輪하고 玄裳縞衣라. 戞然長鳴하여 掠予舟而西也러라. 須臾에客去하고 予亦就睡하니 夢一道士 羽衣翩躚이라. 過臨皐之下하여 揖予而言曰, 赤壁之遊 樂乎아. 問其姓名하니 俛而不答이라. 嗚呼噫嘻라. 我知之矣로니 疇昔之夜에 飛鳴而過我者, 非子也耶아.

道士 顧笑할새 予亦驚悟하여 開戶視之하니 不見其處러라

* 이 해 시월 보름에 설당(雪堂)에서 걸러나와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두 손님이 나를 따라 왔다

황니(黃泥) 고개를 지나는데 이미 서리와 이슬이 내려 나뭇잎은 모두 지고 사람의 그림자가 땅에 비치고 있기에

고개를 들어 밝은 달을 쳐다보고 주위를 돌아보며 즐거워하며 걸어가면서 노래불러 서로 화답하였다

조금 있다가 내가 탄식하며 말했다

"객은 있는데 술이 없고 술이 있더라도 안주가 없네. 달 밝고 바람 맑은 이런 좋은 밤을 어찌 지내야 하나?"

객이 말했다

"오늘 해 질 무렵에 그물로 고기를 잡았소. 입이 크고 비늘이 가는 것이 꼭 송강(松江)의 농어같이 생겼소.

허나 술은 어디에서 얻는다?"

집에 돌아와 아내와 상의했더니 아내가 말했다

"제게 술 한 말이 있는데 저장해 둔 지 오래 된 것입니다. 당신이 갑자기 찾을 것에 대비하여 둔 거지요."

이리하여 술과 고기를 가지고 다시 적벽 아래에 가서 놀게 되었다

강물은 소리내어 흐르고 깎아지른 언덕은 천척이나 되었다. 산이 높아 달은 작은데 강물이 줄어서 돌들이 드러나 있었다.

그 후로 세월이 얼마나 지났다고 강산을 다시 알아 볼 수 없단 말인가?

나는 옷을 걷고 올라가서 깎아지른 듯 높이 솟은 바위를 밟으며

무성히 자란 풀숲을 헤치고 호랑이나 표범 모양의 바위에 걸터앉기도 하고 뱀이나 용같이 구부러진 나무에 올라

매가 사는 높은 가지의 둥지도 잡아보고 빙이(馮夷)의 궁전이 있는 깊은 물속도 내려다 보았다

그러나 두 객은 나를 따르지 못하였다. 문득 긴 휘파람소리 나더니 초목이 진동하고 산이 울고 골짜기기 메아리치며

바람이 일고 강물은 솟구쳤다. 나도 또한 쓸쓸하여 슬퍼지고 숙연하여 두려워지며 몸이 오싹하여 더 머무를 수 없었다

뒤 돌아와 배에 올라 강 가운데에서 물 흐르는대로 내어맡겨 배가 멈추는 데서 멈추게 하였다

때는 거의 한밤 사방을 둘러보니 적막한데 마침 외로운 학 한 마리가 강을 가로질러 동쪽에서 날아오는데 날개는

수레바퀴처럼 크고 검정 치마 흰 저고리 입은 듯 한데 끼룩끼룩 길게 소리내어 울며 우리 배를 스쳐서 서쪽으로 날아갔다

잠시 후 객들은 돌아가고 나도 잠자리에 들었다.

꿈에 한 도사가 새털로 만든 옷을 펄럭이며 날아서 임고정(臨皐亭) 아래를 지나와 내게 읍(揖)하며 말했다

"적벽의 놀이가 즐거웠소?"

나는 그의 성명을 물었으나 그는 머리를 숙인 채 대답하지 않았다

"아하! 알았소. 지난 밤에 울면서 나를 스쳐 날아간 것이 바로 그대가 아니오?"

도사는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 나도 또한 놀라 잠에서 깨어나 문을 열고 내다 보았으나 그가 있는 것을 찾을 수 없었다 *